[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소독약을 많이 사놨으니 쓰기 위해서라도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 만약 확진 학생이 나오면 학원도 큰 타격을 입고 영업하기 어려우니 그만큼 신경을 쓰고 있죠.”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A국어학원의 B원장은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적용 첫날인 20일 <뉴스토마토> 기자와 만나 정부 방침의 방역 원칙을 지킬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방문한 학원가는 대체로 ‘완화’라는 키워드에 얽매이지 않고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기자가 찾은 학원 밀집지 서울 노원구 은행사거리에서 마주한 학원 관계자들과 학생들은 차분하면서도 방역 지침을 지키는 모습이었다. 노란색 소형 학원버스 문이 열리자 초등학생 10여명이 도우미 교사 인솔에 따라 우르르 내렸다. 이어 학원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며 만난 학생들은 저마다 “걸릴까봐 무서워”라며 입을 모았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학생들은 출입문에 비치된 소독제를 꾹꾹 눌러 손을 소독했고, 교사들은 들고 있던 체온계로 학생들의 체온을 측정하느라 분주했다. 출입구의 방문자 명단에 이름 기재가 마무리 돼서야 학생들은 강의실로 입장했다.
복수의 학원 관계자들은 오히려 한 달 전보다 방역이 한층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손소독제를 복도에 놓아둔 학원이 보이는가 하면, 지난 18일에 소독했다는 사실을 출입문에 공지해놓은 곳, 코로나19가 종식되기 전까지 저녁 수업을 하지 않겠다는 학원도 있었다. 또
아직 개원하지 않은 학원들은 방역에 대한 대비가 철저해질때까지 오픈하는 것을 미루고 있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 전후로 개원이 가능한지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학원 원장들이 개원 부담감을 다소 덜어냈다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기준 서울 지역 학원과 교습소의 휴원율은 13.98%로 10%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휴원율은 앞으로 더 낮아질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다만 일부 시설에서는 ‘완화’라는 키워드가 혼선을 주기도 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근처의 D헬스장은 정부 지침에 따라 마스크 착용하면서 입장하도록 공지하고 있었지만, 런닝머신을 이용하는 회원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을 뿐 다른 회원 상당수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인근 E헬스장은 회원들이 마스크 착용과 체온 측정 등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편이었지만, 이날부터 공용 수건과 유니폼을 대여한다고 공지해 허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당국이 공지하지 않았는데도 대여 부문에서 완화할 수 있다고 간주한 것이다.
이외에 방역 지침 위반시 행정명령 집행이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달라진 조치다. 지역별로 방역상황 및 확산 위험도를 고려해 지자체장이 행정지도나 금지명령 등의 처벌을 상황에 맞게 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다만 방역 당국은 유흥업소, 생활체육시설, 학원, 종교시설 등 4대 시설은 위험도가 높아 기존의 방역 지침 명령을 유지했다. 시설을 운영할 때는 거리두기나 발열 측정 등 기존의 방역을 지켜야 한다는 의미다.
20일 서울 노원구 한 학원 출입문 앞에 손소독제가 놓여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