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금융감독당국이 코로나19발 증시 변동성을 주의하라는 투자자 경보음을 내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테마주나 상장지수증권 등이 시장에서 이미 과열수준까지 올랐거나 지나고 있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뒷북 대응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금융당국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의 한박자 늦은 경고 메시지가 잇따라 계속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0일 금감원은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와 합동으로 마스크, 진단, 백신 등 코로나19 테마주에 대한 투자 유의를 강조했다. 코로나 테마주의 투자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에 투자에 각별히 유의하라는 것이다.
지난 9일에는 유가가 오르면 수익을 내는 금융상품인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상장지수증권)'에 대해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의 지표 가치와 시장가격 간 괴리율이 이례적으로 폭등했는데도 유가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대거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 등 4개 증권사가 판매한 레버리지 ETN 상품의 월간 개인 순매수 금액은 지난 1월 278억원에서 2월 702억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3월 3800억원으로 급증했다. 괴리율이 최고에 오른 3월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가 이달 중순에 들어서야 투자자 주의를 내놓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일에도 주식 변동성 확대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신중한 투자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금감원은 "코로나19로 촉발된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는 과거 금융위기와 다른 양상으로, 향후 주식시장에 대한 예측이 매우 어렵다"며 "개인투자자, 특히 신규 투자자들은 현명하고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당부한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의 주식 순매수 규모가 25조원에 달하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금감원의 이 같은 조치는 증시 변동성이 최고조에 달한 뒤에서야 나온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 10일 35.84로, 이달 초 50.00포인트에서 28% 감소했다.
VKOSPI는 지난 1월 말 19.29포인트에서 2월 말 33.81로 뛰었고, 3월19일에는 69.24까지 올랐다. 19일 장 중 코스피가 1500선 밑으로 떨어졌을 당시에는 71.74까지 급등,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1년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코스피가 이달 들어 1800선에 올라서는 등 회복세를 보이자 치솟았던 변동성지수도 가라앉는 모습이다.
지난해 DLF, 라임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도 당국의 시장 모니터링 기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관련종목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투기 세력들이 치고 빠진 뒤에야 당국이 감사를 강화하겠다고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나"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두 달 넘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금융당국이 뒤늦게 투자자 유의사항을 발표해 투자자 보호에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사진/금융감독원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