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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라라걸’ ‘여성’ 아닌 편견 깬 위대한 ‘기수’
155년 그들만의 리그 멜버른 컵을 향한 여성 기수의 도전
입력 : 2020-04-1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남녀 평등의 시대다. 그럼에도 여전히 금녀의 벽이 존재하는 그들만의 리그가 있다. 특히 스포츠 분야에서 금녀의 벽을 깨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벽을 깬 여성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 마련이다. 미셸 페인 역시 그들만의 리그에 당당히 입성한 여성이다.
 
우리에겐 조금 생소할지 모르지만 멜버른 컵은 호주 최대 축제다. 15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멜버른 컵은 나라를 멈추게 만드는 경기라고 불릴 만큼 호주에서 인기가 높다. 그러나 멜버른 컵 155년 역사상 여성 참가자는 단 4명뿐이었다. 그만큼 남자 기수가 주축이 되는 그들만의 리그에 155년 역사 최초로 2015년 미셸 페인이 우승을 차지했다.
 
라라걸은 새로운 역사를 쓴 미셸 페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는 10남매 중 막내, 더구나 생후 6개월 만에 엄마를 잃은 그가 어린 시절부터 얼마나 말을 좋아했는지, 아버지로부터 스파르타 훈련을 받은 과정을 쫓는다.
 
영화 라라걸. 사진/판시네마
 
영화 라라걸의 원제는 ‘RIDE LIKE A GIRL’이다. ‘#LIKEAGIRL’(여자처럼)여자처럼이라는 표현에 대한 프레임을 전환하고 자신감이 필요한 여성 청소년을 응원하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RIDE LIKE A GIRL’나답게, 여자답게 승리하라라는 뜻인 셈이다. ‘라라걸은 이러한 원제의 앞 글자를 땄다.
 
더구나 이 영화는 트리플 F등급의 영화다. 여성 감독의 연출, 여성 작가의 각본, 중요한 역할의 여성 캐릭터, 하나의 조건을 충족하면 F등급 무비라고 한다. 세 조건 모두를 충족할 경우 트리플 F등급이라 부른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영화처럼 보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굳이 라라걸여성을 위한 영화라는 프레임에 가둘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러한 프레임이 또 다른 차별이다. 물론 여성 기수로서 부담함, 차별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 차별보다는 그가 멜버른 컵을 위해 얼마나 열심히 달려 왔는지에 집중을 한다.
 
영화 라라걸. 사진/판시네마
 
미셸이 멜버른 컵에 도전하기 위해 걸어온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3200번 출전, 16번 골절, 7번 낙마를 경험하면서도 또 다시 말 안장 위에 앉은 그다. 여성 기수로서 부당함, 차별을 받지만 이에 미셸이 화를 내지 않는다. 오히려 부당함, 차별에도 묵묵히 인내하며 최선을 다해 자신의 실력을 쌓고 기회를 기다릴 뿐이다. 기회를 잡은 미셸은 좀 더 좋은 말에 타기 위해서 사력을 다해 체중 감량을 하기도 하고 매일 같이 새벽 3시에 일어나 말을 탈 준비를 한다.
 
이러한 부단한 노력과 인내가 있었기에 경주마로선 비교적 많은 나이인 6, 숱한 부상을 겪은 프린스 오브 펜젠스와 함께 불가능과 편견을 뛰어 넘었다. 미셸이 우승 직후 여자는 힘이 부족하다고들 하는데 방금 우리가 세상을 이겼네요라고 말한다. 길고 긴 인내 끝에 편견에 대한 한 방을 제대로 날린 것이다.
 
영화 라라걸. 사진/판시네마
 
미셸의 곁에서 최고의 마필관리사이자 절친 겸 친오빠 스티비 역시 라라걸속 위대한 우승 스토리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스티비가 가진 다운증후군이라는 신체의 불편함은 오히려 페인 패밀리를 끈끈하게 결속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가족 구성원 모두가 스티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차별을 두지 않았다.
 
덕분에 그는 자신의 능력에 한계를 설정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업계 최고의 마필 관리사로 인정받았다. 그런 스티브 페인은 라라걸에서 본인 역할로 직접 출연했다. 그는 따뜻한 미소와 말투, 그리고 말에 대한 애정으로 영화를 더욱 따뜻하게 만들었다.
 
라라걸은 굳이 나답게 여자답게 승리하라라는 프레임에 가두지 않더라고 편견과 차별을 받은 미셸 페인이라는 기수가 멜버른 컵에서 우승하기까지의 인내와 노력의 과정만으로도 큰 감동을 주는 영화다
 
 
영화 라라걸. 사진/판시네마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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