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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택지 설계공모에 건설사 희비
수도권 진출 어려워진 중견사, 먹거리 생긴 대형사
입력 : 2020-03-13 오후 2:13:55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수도권 공공택지를 둘러싸고 대형 건설사와 중견사간 희비가 엇갈린다. 올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수도권에서 설계공모 택지를 다수 공급하면서 중견사는 수도권 진출에 어려움이 커졌다고 호소한다. 설계공모 방식으로 분양하면 자금력이 탄탄한 대형사가 사업성 좋은 수도권 택지를 쓸어갈 것이라는 우려다. 이와 달리 대형사는 반기는 기색이다. 서울내 정비사업 먹거리가 떨어지는 중에 주택 일감을 확충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분양가상한제 유예까지 끝나면 정비사업 가뭄이 예상돼 대형사는 설계공모 택지가 절실하다.
 
15일 LH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공공택지 87필지가 공급된다. 수도권에선 총 65필지가 분양되고 이중 8개 필지가 설계공모 방식으로 주인을 찾는다. 파주운정3지구 2개 필지와 고양장항 1개 필지, 화성동탄2지구 5개 필지 등이다. 
 
수도권에서 설계공모 택지가 다수 나오면서 중견 건설사는 수도권 진출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중견사는 브랜드 영향력이 낮은 탓에 서울 정비사업 진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수도권에서 아파트를 다수 세워 인지도를 높이고, 이를 발판 삼아 서울에 들어가려 한다. 그러나 수도권 택지 확보가 어려워지면 브랜드 파워 제고도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중견사가 설계공모 택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건 비용 때문이다. 설계공모 택지를 확보하려면 외부에 별도로 설계용역을 맡겨야 한다. 비용이 별도로 들어가는 만큼 자금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입찰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역량이 우수한 설계용역업체를 찾으려면 비용 지출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이에 중견사들은 설계공모 방식은 불공정한 공급 구조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반면 대형사는 수도권내 설계공모 택지 공급을 환영했다. 부동산 규제로 정비사업 물량이 줄어드는 중에 분양 성공률이 비교적 높은 수도권에서 택지를 확보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음달 말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이 끝나면 서울 정비사업 일감 가뭄이 심해질 여지도 늘어난다. 공급 감소 우려에 수도권 미분양 지역에서도 완판 단지가 속속 나오는 등 수도권 택지의 가치는 더 오른 상황이다. 
 
토지 공급을 주관하는 LH는 중견사의 우려를 알고 있다며 설계공모 방식의 문제점을 보완해가겠다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일부 건설사들의 ‘벌떼입찰’로 택지 경쟁이 과열돼 설계공모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라며 “업계에서 제기하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방안 몇가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한 건설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국내 한 택지지구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김응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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