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펀드 환매중단을 선언한 알펜루트자산운용이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검사에 제재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사실상 종합검사 수준으로 검사를 벌였지만 유동성과 관련된 사모펀드 규제법률이 없어 일부 제재에 그치고 말았다. 관련법이 없었음을 감안해도 금감원이 리스크 요인을 미리 파악해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계적인 감독관행에 대한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10월30일 제19차 증권선물위원회를 열고 알펜루트운용에 대한 부문검사 결과 조치안을 의결했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알펜루트운용에 대해 △과태료 3000만원 부과 △해당임원 주의 △자율처리조치를 내렸다.
금감원에 따르면 알펜루트운용은 2017년 11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자본시장법상 불건전 영업행위금지 조항과 집합투자재산의 평가 및 기준가격의 산정사항을 위반했다. 구체적으로 23명의 투자자와 계약한 투자일임재산을 운용하면서 투자자의 동의를 얻지 않은 것이 적발됐다. 집합투자재산 평가시 오류도 발견됐다. 알펜루트운용이 운용하는 3개 펀드가 취득한 비상장사의 전환우선주 가치를 해당주식의 취득가액이 아닌 동일회사 다른 회차의 전환우선주 취득가로 평가해 펀드별로 최소 9000만원에서 최대 5억2000만원까지 과소평가한 사실이 드러났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집합투자재산 평가시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가 평가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금감원은 지난해 신생 사모운용사인 알펜루트운용에 대해 부문검사를 진행했다. 자산운용사가 일반 금융그룹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소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펀드운용과 관리 등 회사전반을 들여다본, 사실상 종합검사 성격이 짙었던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이번에 문제가 된 사항과 관련한 규제가 없어 당시 자본시장법에 위배된 사항만 지적하고 조치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를 통해 실태 확인은 가능하지만 위법이 아니면 지적사항으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위규사항 적발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리스크 요인 파악과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관련법이 없어 제재하지 않았다고 비판할 수는 없다"면서도 "규정 유무를 떠나 펀드 환매 요구시 대응방안 등 회사에 실질적인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고 컨설팅하는 것이 금감원의 임무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해외에서도 펀드 유동성 리스크에 대해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라며 "비유동성자산에 투자하는 개방형펀드의 유동성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감독원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