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강은일(52)은 한국 음악계에서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해금 연주자로 꼽힌다. 활대질로 뻗어나가는 특유의 음색은 재즈, 크로스오버와 겹쳐지며 해금 음악, 국악의 새 지평을 열었다. 그가 최근 진행 중인 프로젝트명(‘해금플러스’) 역시 ‘해금’에 또 다른 요소가 ‘더해진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오는 2월 22일과 23일, 오후 5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이 프로젝트 일환으로 ‘오래된 미래 : 내 엄마의 엄마의 엄마의 이야기’가 열린다. 강은일을 필두로, 국악과 양악을 아우르는 뮤지션들이 함께 하는 공연이다. 재즈 피아니스트 김윤곤과 콜럼비아 출신의 작곡자 모세 베르트랑의 피아노, 젊은 타악연주가 박광현, 피리, 태평소, 생황 연주가 최소리의 연주가 더해져 창작 국악 공연의 새 가능성을 제시한다.
공연 주제는 대한민국 질곡의 역사를 살아온 ‘어머니’, ‘여성’에 대한 이야기다. 해금의 두 줄로 100년의 긴 세월을 관통하며 지금 이 땅의 어머니, 여성들을 위한 울림을 전한다. 전통과 현대 사이 간극, 세대 간 간극을 잇는 매개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강은일은 “여성들에게 우리의 존재가 얼마나 아름답고 훌륭한 지를 말하고 싶다. 용기를 잃거나 중요한 순간에 누군가의 강요나 협박으로 포기해야만 했던 역사와 상황들을 환기하면서, 서로에게 용기 내어 다시 일어서자고 말하고 싶다”고 본 공연의 기획의도를 밝혔다.
해금 창작극에 다국적 작곡가들의 참여가 눈길을 끈다. 국악을 사랑하는 미국 출신 작곡가 도널드 워맥, 콜롬비아국립대학교 음악대 교수 모세 베르트랑, 영화음악·뮤지컬 작곡가 우디 박이 독창적이고 다채로운 해금 창작곡들을 만들어냈다. 강은일의 아들이자 젊은 국악 작곡가 한진구도 거들었다.
이번 공연은 올해 12회를 맞이한 '공연예술창작산실' 일환으로 열린다. 연극, 무용, 전통예술, 창작뮤지컬, 창작오페라 각 장르에서 5개 작품을 선정해 추리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의 공연예술 지원사업이다. 제작부터 유통까지 공연예술 전 장르에 걸쳐 단계별(기획, 쇼케이스, 본 공연) 연간 지원을 통해 우수 창작 레퍼토리를 발굴한다.지난해까지 5개 장르 총 182작품의 초연 무대를 지원해왔다.
해금연주자 강은일. 사진/아르코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