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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신 비즈니스모델, 혁신, 창조적 파괴
입력 : 2019-11-25 오전 1:00:00
한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논란거리다. 바로 ‘타다’라는 운행서비스다. 운행플랫폼을 이용하여 차량과 운전자를 제공한다.
 
손님 입장에서는 택시와 같다. 그래서 법적 면허를 가진 택시업계가 불법이라며 난리다. 정부가 머뭇거리는 사이 타다 차량은 급증하고 이에 분노한 택시기사가 분신자살까지 했다. 타다는 결국 검찰에 고발되고 관련자는 기소되었다.
 
‘혁신’과 ‘불법’의 이분법으로 검찰, 정부, 언론, 업계도 난타전이다. 양쪽 주장은 극명하다. 타다는 택시면허 없이 운송영업을 하고자 11~15인승 승합차를 렌트하고 기사를 제공하며 합법을 주장한다. 차량도 크고 친절하다는 점도 강조한다. 택시업계는 관련법 시행령의 '11~15인승 승합차'는 장거리 운송 및 여행에 적용될 뿐이며 단거리 택시영업은 불법이라고 지적한다.
 
타다는 공유경제와 혁신기술을 이용하는 신 비즈니스라는 입장이나, 반대 측은 신기술의 ‘혁신벤처’가 아니라 법망을 피해 자본과 홍보력을 무기로 한 시장침입자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양측의 ‘밥그릇싸움’은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검찰기소에 대해 벤처·스타트업계까지 나서 ‘공유경제’, ‘혁신성장’을 가로막는다며 성명서까지 냈다.
 
그러나 공방의 핵심은 타다가 택시냐 아니냐를 가리는 것이다. 일단 이 논란은 엎질러진 물이 되었으므로 법정의 결론을 지켜봐야 한다. 법 이전에 이러한 문제를 예상치 못한 정부가 안일했다는 여론이 있는 만큼 택시서비스의 개선과 다양한 운송비즈니스의 도입과 경쟁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제부터도 늦지 않으므로 정부나 업계가 향후 이와 유사한 사례의 재발방지를 위해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기존 시장 사이에 충돌이 생기면, 특히 법적·행정적 모호함이 원인이라면, 신속한 판단과 적부(適否)를 가려야 한다. 유사비즈니스의 충돌 시 정부는 당사자나 시장 진입 대기자에게 신속히 위법 여부나 시장 진입의 가부(可否)를 명확히 제공하여 선택과 결정에 혼란을 초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갈등 방지와 투자 및 시장 진입의 의사결정을 돕는 것이다.
 
둘째는 혁신의 사회적 득실을 제대로 따져보자. 혁신을 평가할 때 ‘혁신의 편익’과 ‘혁신적 파괴의 폐해’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즉 동전의 양면, 소비자의 편익과 경제효과는 물론 법적, 사회적 물의도 살펴봐야 한다.
 
단기·중기·장기적 관점도 고려하자. 소비자의 편익이 가장 우선 고려되어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가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마약, 무기와 같은 근본적 금지아이템은 차치하고, 식의약품, 안전·위생과 관련된 자격이나 허가요건이 필요하면 공급자와 구매자 양자만족은 물론 제도적·정책적·사회적 통제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영국은 1865년 ‘적기조례(Red Flag Act)’를 만들어 증기자동차운행을 제한했다. 지금 보면 황당하지만 154년 전 현실에서 산업·고용·환경, 마차산업종사자의 실직과 생계 등을 고려, 사회적 폐해를 최소화한 결론이었으리라. 이로 인해 영국자동차산업이 지체되었다. 하지만 영국은 축적된 기술로 가솔린 자동차에서 성공해 1950년대 중엽까지 세계 2위 자동차 생산대국의 지위를 누렸다. 사회적 안정과 완급조절을 택한 것이다.
 
또 하나는 비즈니스와 검찰의 시각 차이를 인정하자. 비즈니스는 혁신을 통해 이익과 성장을 추구한다. 검찰은 불법적 요소를 가려내 처벌한다. 이번처럼 이해관계자가 고발하면 검찰은 법과 원칙에 의해 처리하면 된다. 다만 새로운 비즈니스가 합법과 불법 사이, 교묘한 편법적 성격이 있을 경우 제3자가 납득하도록 처리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흔히 창조적 파괴를 경험했다. 그러나 요즘은 과거와 달리 창조는 허용하되 지나친 ‘창조적 파괴’는 환영받기 힘들다. 영국의 증기자동차가 기존 산업을 대체하는 ‘착한 혁신’으로써 실패한 이유도 그런 것이다. 변화의 완급과 폭을 조절하여 공생하는 길을 찾아보자.
 
이의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경영학박사(yesnfine@naver.com)
신송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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