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 조정 후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예대율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시장금리와의 차이를 감안해 일부 금리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22일 ‘국민수퍼정기예금 고정금리형’, ‘일반정기예금’, ‘회전형장기정기예금’ 등 3개 상품에 대해 0.05~0.25%포인트 선에서 금리를 인하했다. 일반정기예금의 경우 1년 만기 기준 1.10%로 직전금리(1.30%) 대비 0.20%포인트 낮아졌다.
국민은행의 잇단 예금금리 조정은 시중금리 하락에 대응하면서도, 예수금을 늘리기 위해 다른 시중은행들보다 반 발짝 늦게 움직인 탓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을 포함한 시중은행들은 지난달 기준금리(연 1.50%) 인하에 따라 이달 초까지 일체 수신금리를 인하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에 주요하게 활용하는 채권금리도 하락해 금리 하락을 압박하고 있다. 금융채(AAA) 1년물 올 3월 연 1.91%에서 지난 23일에는 1.302%까지 떨어졌다. 은행은 여신에 조달되는 금리가 떨어지면 예대마진을 고려해 수신금리를 함께 낮춘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최근 예금금리 조절 전까지 1년 만기 일반정기예금 금리를 주요 은행들보다 많게는 0.40%포인트 높은 선에서 유지하며 예금을 유치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시중은행 예대율(예금액 대비 대출액 비율)은 국민 97.7%, KEB하나 97.3%, 신한 97%, 우리 96.9% 등 모두 100%에 임박한다. 업권 내부에서는 2020년부터 적용될 새로운 예대율 규제에 국민은행의 예대율이 100%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이에 은행들은 예·적금을 추가 유치하거나, 대출을 줄여 예대율이 100%가 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실제 국민은행의 올 상반기 대출 증가율은 0.9%로 주요 은행들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미 한차례 금리인하를 단행한 상태라 내부에서도 굉장히 고민이 많았지만 시장금리와 떨어진 금리를 운영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해 일부 상품에 대해 금리인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추가적인 수신금리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3일부터 우리 ‘SUPER주거래 예금’과 ‘시니어플러스 우리예금’ 기본이율을 각각 0.1%포인트, 0.15%포인트 인하했다. ‘스무살우리 적금’ 0.30%포인트 낮췄다. 대구은행은 지난 16일부터 '내손안에예금'과 '아이M예금' 기본이자율을 각각 0.10%포인트 낮췄다.
시중은행들의 추가적인 수신금리 인하 가능성은 계속해 높은 상황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23일 기준 연 1.17%로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적어도 한 차례(0.25%포인트) 이상 있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반영돼 있다.
또 시장 불안에 따라 단기유동자금이 시중은행에 몰리고 있어, 은행들이 무리해서 고비용을 감수하고 높은 예금금리를 유지할 이유가 적어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금리는 맘에 들지 않으나 시장 상황에 다른 대체 투자 상품들을 찾지 못해 일단 수시입출금, 단기예금 등으로 자금을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 조정 후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은행창구에서 상담을 받는 고객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