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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S 비상' 올해만 1204억원 손실…당국, 고강도 조사
DLS 판매액 8224억원 중 88% 손실구간 진입
입력 : 2019-08-19 오후 3:03:11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미국·독일 등 주요국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한 파생결합펀드(DLF)가 대규모 원금손실 위기에 처했다. 대외경제 악화로 주요국의 금리가 하락하면서 금리와 연계된 금융상품 수익률도 급락하고 있어서다. 올해만 당장 1204억원의 투자손실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또 2022년까지 이러한 금리인하 기조가 유지된다면, 손실액은 4558억원으로 확대될 수 있다. 현재 손실구간에 진입한 금액은 7239억원으로 전체상품 판매액(8224억원) 중 88%에 달한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경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판단해, DLS 관련 고위험 금융상품을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또 증권사가 상품을 정상적으로 설계했는지, 은행이 소비자에게 리스크를 제대로 고지했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19일 금융감독원은 DLS 파생결합상품의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상품설계·판매 등 실태파악 위한 합동검사를 이달 중 착수한다고 밝혔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미국 국채 5년물 금리·영국 파운드화 이자율스와프(CMS) 금리 연계 DLS'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계 DLS'다. 두 상품 모두 금리가 일정 수준 기준치(배리어) 이상에 도달하면 수익을 얻고, 반대로 이하이면 손실을 입는 구조다.
 
우선 미국·영국 CSM 금리 연계 DLS는 투자자가 배리어 55%의 상품을 가입했을 경우, 금리가 55% 이상이면 연 3∼5% 수익을 얻고 55% 아래로 떨어지면 그만큼 손실을 입는 구조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미국·영국 CMS 금리 1%일 때 55%(배리어)를 기준으로 상품에 가입했다면, 투자자는 가입시점 금리 1%의 55%인 0.55% 이상으로 금리가 유지돼야 연 3~5%의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 반면 금리가 0.55%이하로 떨어지면 41.5%의 손실을 입는다. 나아가 금리가 0%로 떨어지게 되면 원금은 전액 손실이다.
 
현재 미국과 영국의 금리가 계속 하락하고 있어 해당 상품의 투자자는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영국 파운드(GBP) 7년 CMS 금리는 지난해 1.3%대에서 0.598%로 급락했다. 또 미국 달러(USD) 5년 CMS 금리는1.482%로 점차 하락세다. 금감원은 해당상품 판매잔액 6958억원 중 85.8%(5973억원)가 이미 손실구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최대 상품 만기(2022년)까지 현재 금리 수준이 유지될 경우, 3354억원이 손실될 것으로 예측된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계 DLS 상품은 손실율이 더 크다. 예를 들어 독일국채 10년물 금리가 기준치인 -0.25%(배리어) 이상인 경우 투자자는 연 4%의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0.25% 미만인 경우 큰 폭으로 손실이 생기는 구조다. 특히 금리가 -0.65%대로 진입하게 되면 원금 100% 손실날 수 있다.
 
실제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점점 하락해 투자자의 손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해 1월 0.16%에서 지난 14일 -0.64% 구간으로 진입한 상태다. 금감원도 판매금액 1266억원 전체가 손실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11월 만기까지 이러한 금리인하가 유지된다면 예상 손실액은 1204억원(손실률 95.1%)로 확대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미국·영국 CMS 금리 연계 DLS'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계 DLS'의 총 예상 손실액은 4558억원에 달한다. 금감원은 해당 파생결합상품의 설계부터 판매에 이르게 된 전 과정을 점검하고, 관련 내부통제시스템을 집중 점검한다는 입장이다. 또 이와 관련해 금감원에 접수된 분쟁조정 민원도 신속히 처리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은 글로벌 경기하락 가능성, 미·중 무역분쟁, 홍콩시위 등으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금리, 환율, 유가 등을 기초로 한 파생결합상품 등 고위험 금융상품의 발행·판매에 대한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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