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토마토칼럼)자본시장 활력, 열쇠는 세제
입력 : 2019-07-25 오전 1:00:00
활기가 없다. 아마도 최근 국내 증시를 표현하는 데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싶다.
 
연초 가파르게 올랐던 지수는 어느새 내리막을 걸으면서 2100선 전후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움직임의 폭도 제자리걸음을 하듯 제한적이다.
 
지난해 10조원을 훌쩍 넘었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감소세를 보이면서 최근에는 8조원대 중반까지 줄었다. 주식에 투자하려고 대기하는 자금인 고객예탁금과 신용융자잔고도 이달 들어 감소하는 모습이다.
 
미·중 무역 분쟁이란 만성 악재에 경기 부진, 최근에는 일본의 무역 규제까지 겹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투자심리 위축과 증시 부진이 나타나는 것이다. 물론 악재가 해소되면 시장은 되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상황이 좋아지길 마냥 기다리기만 하면서 인고의 시간을 보내기에는 답답하기만 하다. 곧 시장이 살아난다고 해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머지않아 반복될 것이란 점을 생각하면 갑갑함이 가시질 않는다.
 
지금뿐 아니라 지속적으로도 자본시장이 활력을 얻고 생동감 있게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해 여러 의견을 듣던 중 한 단어가 머릿속에 깊이 박혔다.
 
'세제'.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배당 확대 등의 변화도 필요하지만 더 많은 투자자가 더 많은 돈을 자본시장에서 굴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때 주식형펀드에 한시적인 세제 지원을 했던 것처럼 당장 시행할 수 있는 일도 있다는 점이 세제에 대한 인상을 더욱 깊게 했다.
 
세제혜택으로 공모펀드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주식시장 거래대금의 가파른 증가로 이어진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투자비용이 줄면 개인이 져야 할 부담이 낮아지고 그만큼 주식에 넣을 돈이 늘어난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관점에서 세제혜택은 임시방편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대상도 광범위해야 한다. 그 이유는 출시 당시 '만능통장'으로 불리면서 큰 관심을 끌었지만 고사가 우려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잘 보여준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복잡한 과세체계를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 주식과 채권, 펀드, 파생결합상품, 파생상품 등 각 투자 대상마다 다른 과세체계는 가뜩이나 금융투자나 자본시장을 어렵게 생각하는 개인의 진입을 더욱 어렵게 하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방송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평소 파리만 날리던 식당에는 손님이 넘친다고 한다. 방송이 가진 힘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이 즐길 거리의 부재나 먼 거리 등의 장벽을 넘어 굳이 찾아가고 싶게 만드는 특색 있는 음식이 있어서다. 방송에 나온 식당에 들어가지 못한 손님들은 자연스럽게 다른 식당으로 흘러가면서 상권도 함께 활기를 띤다고 한다.
 
세제혜택과 개편은 자본시장에 골목식당의 특색 있는 음식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자본시장에 들어오는 돈이 많아지면 투자가치가 충분하지만 아직 주목받지 못하는 주식도 빛을 보게 되고 일부 종목으로의 쏠림 완화는 시장 전반을 뒷받침하는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전보규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