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계열사 간 펀드 밀어주기에 제동을 걸고 나선 가운데 대다수의 은행, 증권, 보험사에서 자사 펀드의 판매 비중을 점차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계열사간 전체 판매 비중은 40%로 제한되고 있으며 현재 이 기준을 넘는 곳은 KTB투자증권 1개사로 나타났다.
29일 금융투자협회 계열사펀드 판매현황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으로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KTB투자증권이다. KTB투자증권이 판매한 전체 펀드금액 1616억원 가운데 KTB자산운용 펀드 금액은 672억원으로 41.59%를 차지했다. 올해는 금융계열사 간 펀드판매 비중을 40%로 낮춰야하는데 이 기준보다 1.59%포인트를 웃돌았다.
KTB투자증권 측은 사모펀드 판매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KTB증권 관계자는 “1분기 중 570억원 규모의 KTB자산운용 사모펀드를 판매했다”며 “기관투자자가 수익자로 있는 경우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에서 제외되나, 해당 사모펀드에 일반 법인투자자가 포함돼 있어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투자자가 환매하면서 2분기부터는 다시 비중을 낮췄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금융계열사간 펀드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40%를 넘을 경우 규정위반이기 때문에 이를 해소해야 한다”며 “금감원도 매달 보고서를 통해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집계 이후 상황을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후속 조치까지는 다소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분기 기준으로 40%가 넘는다고 바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연간으로 기준하기 때문에 펀드 판매 비중을 줄이면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부연설명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013년 대형 판매사의 계열사 펀드 밀어주기를 방지하기 위해 '펀드 50% 룰'을 만들었다. 판매사가 투자자에게 성과가 좋은 펀드를 소개하기보다 '제 식구 감싸기' 식으로 계열사 펀드 밀어주기에 나서는 행태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다.
작년서부터 금융계열사는 판매 비중을 단계적으로 매년 5%포인트씩 낮추고 있으며 오는 2022년까지 전체 비중을 25%로 줄여야 한다.
당국의 조치에 따라 시장에서도 점차 계열사간 펀드 판매를 줄이고 있다. 작년 4분기 기준으로 계열사 판매 비중이 30%를 웃도는 곳은 경남은행, 교보생명보험, 대신증권, 미래에셋대우, 현대해상화재보험, BNK투자증권 등 총 6개사였으나, 올해 1분기엔 KTB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2개사에 불과하다. 1분기 기준 미래에셋대우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 판매 비중이 38.21%로 집계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계열사 펀드에 대한 이해도가 큰 만큼 판매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는 데 공감대를 갖고 있다”며 ”그 비중을 25%로 획일적으로 낮춰야 하는데 다소 부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객들도 펀드 수익률을 손쉽게 접할 수 있어 무조건 자사 펀드를 판매하는 문화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보다 다양한 펀드를 제공하는 데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