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그동안 ‘삑’ 소리로만 알려주던 교통카드 단말기가 승·하차 여부와 비정상 처리까지 더해 시각정보를 음성안내한다. 서울시는 내달 1일부터 교통카드 단말기 개선사항을 서울 전체 시내버스에 우선 적용하고 마을버스로 확대 적용한다고 29일 밝혔다.
교통카드 태그 시 소리로만 정상 처리됐음을 알려주던 서울버스 교통카드 단말기는 태그 순서로 승하차를 구분해 ‘승차입니다’ 또는 ‘하차입니다’로 음성 안내한다. 정상 처리되지 않은 경우 표출됐던 ‘카드를 다시 대주세요’나 ‘한장의 카드만 사용해주세요’라는 안내에는 X라고 표시된 붉은 카드를 든 그림과 영문 표기를 병행해 주변이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이용자가 시각적으로 카드 오류를 인지할 수 있고 외국인 이용자도 알아보기 쉽도록 개선했다.
이 같은 개선방안을 마련한데는 교통카드가 정상처리 되지 않았음에도 이용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해 환승 시 기본요금이 이중 부과되는 등 환승할인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 대중교통은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에 따라 교통카드를 이용해 환승 시 기본요금은 한 번만 내면되고, 나머지는 이동거리에 비례해 요금이 추가된다.
승차가 정상처리 되지 않은 걸 모르고 탔다가 하차태그를 하고 환승하면 직전 수단과 갈아탄 수단의 기본요금이 둘 다 부과될 수 있다. 서울시는 전체 버스의 단말기에 적용하기에 앞서 올해 3월20일부터 4월7일까지 9개 버스노선에 개선사항을 시범 적용해 시민과 운전원의 의견 수렴과 단말기 처리실태 모니터링을 거쳐 결정했다.
세풍운수의 9개 노선, 123대에 우선 적용한 결과, ‘교통카드 처리 상태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안심된다’, ‘승차태그 결과를 일일이 지켜보지 않아도 알 수 있고, 운전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 등의 긍정적인 의견이 나타났다. 모니터링 기간 동안 정상처리 되지 않았다가 다시 태그해 정상처리된 건수는 총 505건이었으며, 이 중 151건은 환승이용자로 통합환승할인 적용이 모두 정상처리된 것을 확인했다.
서울시는 안전한 버스운행과 이용문화 확립을 위해 1인 1교통카드 이용, 하차 시에도 꼭 단말기에 교통카드 태그 등 버스 이용 에티켓 준수를 당부했다. 단말기 개선 이후에도 시민과 운전원의 반응을 모니터링하고 한국스마트카드, 운수업체 등과 함께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대중교통 이용환경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 종로구에서 한 시민이 버스에 탑승해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대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