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이제 남북 정상회담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추진할 시점"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4차 남북 정상회담을 공개 제안했다. 특히 "이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대화를 발전시켜 다음 단계의 실질적 성과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들어섰다"면서 이번 회담을 통해 북미 비핵화협상의 실질적인 돌파구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북한의 형편이 되는 대로 장소와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남과 북이 마주 앉아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을 넘어서는 진전된 결실을 맺을 방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의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격식 없는 회담을 요구한 건 실무적 성격의 4차 정상회담을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의전·보도·경호 등의 남북 간 사전 논의가 필요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나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 아닌, 지난 2차 정상회담과 같은 '판문점 원포인트 회담'에 무게가 실린다.
또한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어떤 어려움 있더라도 남북공동선언을 '차근차근' 이행하겠다는 분명하고도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선순환,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 강화 등 한반도 평화 질서를 만드는데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언급은 김 위원장이 지난 11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남조선 당국은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돼야 한다"고 비판한 것에 대한 간접 답변으로 풀이된다. 남북관계 개선에 힘쓰겠지만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지난 주 한미 정상회담 성과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이후 제기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북미 대화의 동력을 되살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기 위한 동맹 간 긴밀한 전략 대화의 자리였다"고 소개했다. 또 "한미 양국은 외교적 해법을 통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원칙을 재확인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과 기대를 표명했고, 김 위원장이 결단할 경우 남북미 3자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수보회의에서 '대북특사'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 4차 남북 정상회담의 개최 시한이나 장소에 대해서도 "열려있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5월과 6월 두 차례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예고돼 있고, 상반기 한국 방문이 논의되는 것 등을 감안하면 그 전에 대북특사 파견과 남북 정상회담이 실시돼야 북미 회담 혹은 남북미 회담이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