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출동한 지휘차와 펌프차가 3일 오후 2시 필운대로 5나길 골목길에서 불법 정차된 소렌토 차량 옆을 가까스로 지나갔다. 그러나 뒤따라오는 탱크차는 공간이 협소해 통행이 불가하자 이를 파손하고 지나갔다. 정차된 차량 앞 범퍼는 부서지고 좌측면은 찌그러졌다.
소방 탱크차가 주차차량을 파손하고 통행하는 모습. 사진/홍연 기자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소방활동에 방해를 초래하는 주·정차 행위 금지를 위한 계도와 시민 홍보를 위해 이날 오후 2시부터 종로구 필운대로 5나길 일대에서 주·정차 차량 ‘강제처분’ 훈련을 실시했다. 뒤이어 소화전 사용에 방해가 되는 차량을 견인하고, 지하식 소화전 위 주차 차량을 소방차로 밀어 이동 조치하는 훈련도 이어졌다.
시 소방재난본부는 소방활동에 방해가 되는 주·정차 차량에 대한 소방기본법(제25조)에 규정된 ‘강제처분’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강제처분’은 소방기본법 제25조의 규정에 따라 주·정차 차량이 소방 활동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되면 소방대장의 명령에 의해 현장에서 즉시 제거하거나 이동시키도록 할 수 있다.
개정된 소방기본법 시행 전에도 차량 제거와 이동조치 규정이 있었지만, 구체적인 손실보상 절차와 판단기준 등이 미비해 소방관들이 개인 돈으로 보상하는 경우가 많았다. 개정 소방기본법 49조2항은 소방차 진입로 확보를 위해 불법 주정차된 차량을 훼손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손실 보상을 하지 않도록 했다. 16조6항에서는 소방관이 정당한 소방활동으로 민·형사 소송을 당하는 경우 소방청이 지원하도록 했다.
시 소방재난본부는 관계자는 “소방차 통행 곤란 지역이나, 소방차 진입불가 지역에서 주·정차로 소방 활동에 방해가 될 경우에는 ‘강제처분’이 불가피하다”며 “특히 심야 시간대에 주택가 이면도로 등 좁은 골목길 주·정 차시 소방차 출동 및 소방 활동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방기본법 개정 이후에도 소방차 우선통행 위반 등의 사례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소방자동차의 우선통행을 위반한 건수는 총 308건으로 연평균 100여건이 발생했다. 불법 주·정차 위반 단속 건수는 총 353건으로 연평균 110여건으로 집계됐다. 좁은 골목길에서 소방차 진입로가 협소해 소방차가 주·정차 차량을 긁고 지나간 경우도 2018년 6월 27일 이후인 7월 1일부터 지난해 연말까지 총34건으로 나타났다.
소방재난본부는 지자체 등 관련기관에 견인차량과 인력지원을 요청하는 등 긴급한 화재·구조·구급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강제처분을 하되, 시민피해 최소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 해 나갈 방침이다. 소방차 진입불가 및 곤란지역에 대해서는 매월 1회 이상 소방통로확보훈련을 실시하고, 소방 활동에 방해를 초래하지 않는 주·정차 방법에 대한 안내도 병행해 나간다.
이재열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은 "시민 생명의 황금시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재난현장 접근이 우선돼야 한다"며 "골목길 소방차 출동로 확보는 곧 내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살리는 생명의 길이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