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전국 최초의 공공 헌책방 '서울책보고'가 서울시 신천유수지 내 리모델링된 옛 암웨이 창고에서 27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서울책보고'는 기존 도서관에서 접하기 어려운 독립출판물 등 총 13만여 권의 책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책 문화공간'이다. 1465㎡규모(지상 1층)로, 주변의 영세 헌책방들과 연대해 기존 헌책방과 독자를 연결하는 '헌책방 홍보·구매 플랫폼' 역할을 한다. 이정수 서울도서관 관장은 "헌책의 본질적 가치를 느낄 수 있고, 가치·나눔·향유·경험의 공간이 어우러지는 백화점 같은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시민들은 여러 헌책방의 소장도서를 한곳에서 보고 구매할 수 있다. '서울책보고'에는 헌책방의 살아있는 역사인 청계천 헌책방 거리를 지켜온 동아서점, 동신서림 등 25개 헌책방이 참여했다. 시는 기존 헌책방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청계천 헌책방, 전국 유일의 헌책방 협동조합인 ‘전국책방협동조합’ 등 헌책방 운영자들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거쳤다.
주출입구 왼 편에 위치한 32개 철제서. 긴 통로를 따라 양옆으로 연결됐으며, 위에서 바라보면 '책벌레' 모양이다. 사진/ 홍연 기자
'서울책보고' 내부는 주출입구를 기준으로 왼 편에 헌책 판매와 열람공간(12만권)이 있다. 철제서가 32개가 긴 통로를 따라 양옆으로 연결됐으며, 위에서 바라보면 '책벌레' 모양이다. 이 관장은 "아이들이 와도 크게 위험하지 않은 구조로 설계 됐으며, 서가의 높낮이를 다르게 구성했다"라고 설명했다. 25개 헌책방별로 서가가 꾸며졌으며, 향후 참여 희망 헌책방 유무에 따라 헌책방 수와 보유도서는 확대될 전망이다. 분류번호를 따로 메기지 않아 헌책방을 직접 둘러보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오른 편에는 독립출판물 열람 공간과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와 심영희 한양대 석좌교수의 기증도서(1만600여권) 전시공간, 공연 등이 열리는 아카데미 공간과 북카페가 자리했다. 개념기관 특별전시에서는 참여 헌책방에서 위탁받은 1950년대 교과서, 초판본 및 저자 사인본, <서울책보고>에서만 볼 수 있는 '동아전과' 등이 전시됐다. 이와 더불어 특정 주제 별로 큐레이션한 책도 있었다.
이곳에서 위탁 판매될 헌책 종류와 가격은 모두 각 헌책방 운영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확정됐다. 10%대의 수수료(카드?·위탁)를 제외한 나머지는 헌책방에 돌아간다. 시는 15~16%대인 시중 대형 중고서점보다 수수료가 낮은 만큼 참여 헌책방의 운영에는 도움이 되고, 독자들은 양질의 책을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개관식에 참여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문화적 시민으로서 삶의 질을 높여드리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추진해왔던 작은 도서관으로는 한계가 있어 거점별로 거점도서관을 만들 생각인데, 그 중 꼭 하나는 독립출판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10시30분부터 열린 개관식은 약 1시간 동안 헌책에 관한 책 구절 낭독, 퍼포먼스, 토크콘서트, 공간투어 등으로 진행됐으며 박 시장은 제로페이로 헌책을 직접 구매했다.
개념기관 특별전시에 전시된 책들. 사진/홍연 기자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