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이하 주담대)가 3개월째 내림세를 그렸다. 주담대에 연동된 금융채 장기금리가 떨어지면서 분할상환방식 주담대도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은행별로는 수협은행의 평균금리가 가장 크게 떨어진 가운데 평균 금리는 우리은행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구의 한 시중은행에는 주택담보대출 관련 홍보 문구가 게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24일 전국은행연합회에 공시된 가계대출 금리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은행 등 국내 5개 주요 시중은행의 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단순 평균금리는 3.236%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단순평균금리인 3.274%에 견줘 0.038%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11월(3.378%) 이후 3개월째 떨어졌다.
특히 지난달 주담대 금리는 전북·광주·제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13개 은행이 모두 전월 대비 하락했다.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기준으로 삼는 잔액기준 변동형 대출금리가 3년 5개월 만에 2%대를 돌파하며 지속 상승하는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여기에는 고정금리 산정에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AAA등급) 금리와 은행 가산금리 등이 내린 것이 영향을 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12월말 2.089% 수준이던 금융채 AAA등급 금리는 올해 1월 2.072%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분할상환방식의 가산금리도 낮아졌다.
은행별로 보면 수협은행의 평균 가산금리가 올 1월 1.66%로 작년 12월(2.04%) 보다 0.38%포인트 줄었으며 국민·신한·우리·농협은행 등 주요은행들의 가산금리도 0.01~0.03%포인트 가량 내렸다. 통상 은행 대출 금리는 대출 재원의 조달 비용을 반영한 기준금리와 은행 마진 등을 포함한 가산금리, 신용조회회사(CB사)등급을 기반으로 산출된다.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공시된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작년 10월 3.31%를 기록한 이후 11월(3.28%), 12월(3.19%)로 꾸준히 내렸다. 이 때문에 고정(혼합형)금리는 내리고 변동형 대출금리는 오르는 역전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은행연합회 공시 기준 가계대출 금리 현황 표/뉴스토마토
지난달 평균금리는 수협은행이 가장 낙폭이 컸다. 수협은행의 평균금리는 한달 전보다 0.37%포인트 떨어진 3.72%로 집계됐다. 이로써 작년 말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4%대 금리를 유지하던 수협은행 평균금리도 3%대로 내려왔다. 이어 대구은행(전월대비 금리차 0.29%포인트), 씨티은행(0.12%포인트), 농협은행(0.05%포인트)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반면 제주은행의 평균금리는 3.72%로 전월 보다 0.08%포인트 증가했으며 전북은행(3.83%)과 광주은행(3.57%)의 평균금리는 각각 0.05%포인트, 0.03%포인트 올랐다.
평균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우리은행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의 지난달 주담대 평균금리는 3.11%로 15개 은행 중 가장 낮다. 우리은행 뒤는 씨티은행(3.18%)이 차지했으며 이어 SC제일은행(3.19%)과 농협은행(3.22%), 국민·신한은행(3.23%), 부산(3.26%), 기업은행(3.27%) 순으로 조사됐다.
한편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금리 하락세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말 양적긴축 정책인 보유자산 축소 프로그램을 종료할 것이라고 시사한 가운데 금리 인상 또한 속도 조절을 하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단기금리 인상 압력이 사라져 금리 추이가 바뀔 가능성도 존재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3년 안에 상환할 계획이 있으면 변동금리가 유리하고,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대출에 대해선 고정금리가 유리하다는 게 공식”이라면서도 “현재 변동·고정금리 역전폭이 확대되고 있고 앞으론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