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현대차가 3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최악의 어닝쇼크를 냈다. 이미 4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팽배했음에도 발표 당일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현대차 주가는 그동안 ‘V자 반등’을 그리면서 반등했지만 앞날에 대한 전망은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정부의 수소전기차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1분기부터 이어지는 신차효과를 기대할 만하다는 분위기가 있는 반면, G2(미국·중국) 회복이 더딘데다 업황 회복이 여전히 어렵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일보다 0.78%(1000원) 오른 13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2시께 실적이 발표된 이후 밀리면서 12만4500원까지 하락했다. 현대차의 실적이 예상보다 나쁜 것으로 발표되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액이 97조2516억원, 영업이익은 2조422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1조6540억원이다.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0.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7.1%나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2.2%로 추락했다.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458만 9199대에 그쳤다. 중국시장에서 기록한 판매대수가 80만 여대에 불과해 100만대를 회복하지 못한 충격이 컸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미 현대차의 2018년 실적이 기대치를 크게 밑돌 것이라고 예상했던 만큼 올해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 이후로 실적 추정치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고 주가도 그와 같은 궤를 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4분기 실적보다는 올해의 수익성 전망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올해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는 있다. 발표가 예정돼 있는 신차가 가장 큰 호재다. 박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1분기부터 팰리세이드가 국내에 본격 공급되면서 현대차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팰리세이드의 판매 계획은 국내 2만5000대, 해외 4만대로 잡았지만 국내 출시 1개월 만에 물량이 달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3분기에는 3세대 제네시스 G80, 4분기에는 1세대 제네시스 GV80이 연이어 출시될 예정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실적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쏘나타, 싼타페처럼 연간 30만~50만대씩 판매되는 볼륨모델의 성공이 필요하다”며 “3월에 8세대 쏘나타가 출시될 예정인데, 그 성공 여부가 업종 전체의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수소차에 대한 기대감도 남아있다. 정부는 오는 2040년까지 수소전기차의 누적 생산량을 620만대로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목표하고 있다. 차량뿐만이 아니다. 선박과 열차, 건설기계 등 건물용 가정용 연료전지 보급까지 수소경제 활성화에 무게를 뒀다. 현대차그룹도 2030년까지 그룹사의 수소 스택 생산능력을 연간 70만대로 계획했다. 이중 수소연료전지차를 50만대, 드론 등 기타사업에서 20만대 규모로 각각 갖출 것이라고 발표했다.
자동차업계 전문가는 “전기차의 경우 이미 테슬라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보이고 있어 국내에서는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수소차에 승부수를 거는 수밖에 없다”며 “국내 시장에서 수소차를 얼마나 판매하는지가 아닌, 중요한 것은 글로벌 시장의 수소차 인프라 투자, 시장점유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일본은 2020년까지 수소사회 진입을 목표하고 있고, 충전소 규제완화를 진행 중이다. 중국은 지난 2016년 수소차 보급계획을 발표하면서 오는 2030년까지 수소차 100만대를 보급할 계획을 발표했다.
수소차 시장은 일반 승용차보다는 버스나 택시 등 상용차에 먼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충전시간, 주행거리 장점과 보급속도의 약점이 있어서다. 이 때문에 정부 역시 오는 2022년까지 수소 버스를 2000대 보급할 계획이며, 올해 도시 5곳을 선정해 20대 규모의 수소 버스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양산 체계는 2020년 이후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현대차가 직접적으로 실적 수혜를 받기 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은 최악의 국면을 지났지만 여전히 실적 회복에 대한 확신은 이르다”며 “수소차 역시 한국과 일본, 중국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수소차는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인프라 투자가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보급 속도에 약점이 있다”고 말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