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기관투자자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면서 국민연금을 비롯한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회사에서는 잇따라 제도 도입 추진에 나서고 있다.
반면 수탁책임에 대한 의무가 운용사보다 상대적으로 덜한 증권사의 도입은 여전히 미흡한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스튜어드십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할 뿐 도입 시기에 있어서는 눈치보기에 바쁜 모습이다.
21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현재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기관투자자는 총 70개사다. 이 가운데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26개사로 가장 많았다. 반대로 증권사는 KB증권과 IBK투자증권 단 2개사에 불과하다.
참여 예정인 기관투자자 현황을 보더라도 증권사는 코리아에셋투자증권 1개사 뿐이다. 코리아셋투자증권은 자산을 위탁받아 관리·운영하는 펀드인 신기술사업투자조합에 대해 스튜어드십코드를 적용할 계획이었지만 그마저도 보류된 상태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측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회사 내부적으로 변화의 시기이다 보니 스튜어드십코드에 대한 내부 검토가 지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스튜어드십코드는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으로 중장기적 측면에서 투자대상 기업의 가치 향상을 유도함으로써 고객과 수익자의 중장기 이익을 도모하는 기관투자자의 책임을 의미한다.
그간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이후로 금융투자업계는 설왕설래했다. 정부는 기관투자자에게 적극적인 주주권익 보호를 요구하지만, 각 사들은 제도를 실행하기 위해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투자신탁 운용 규모가 큰 삼성, 미래에셋, KB, 한국투신, 신한BNP파리바, 키움, 한화 등 대형 운용사의 참여율은 높은 편이다.
투자신탁은 투자자로부터 위탁회사가 자금을 모집하고, 대신 유가증권이나 부동산이나 투자해 수익을 내주는 것을 의미한다.
증권사는 이와 다르다. 국내 대형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은 현재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지 않은 상태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검토는 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시기는 미확정”이라고 답했다.
증권사의 도입이 저조한 것은 예견된 현상이란 의견도 나온다. 대신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처음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논하는 과정에서부터 증권사 참여율이 높을 것이란 기대가 없었다”며 “말 그대로 수탁자의 책임인데 반해 증권사는 수탁 비중이 높지 않아 부담이 크지 않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앞으로 증권사 역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기금과 기타 기관들도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탁자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 증권사도 관심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또한 증권사도 자기자본투자(PI)나 랩어카운트 상품으로 운용하는 금액이 적지 않아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는 상황이다. 랩어카운트는 전문가가 알아서 주식이나 채권·펀드·주가연계증권(ELS) 등에 투자해 주는 종합자산관리계좌다. 한때 자문형 랩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여전히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 가입자 수나 잔고 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도 투자신탁이나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PEF)가 늘어나면서 앞으로 주주권익을 위한 활동이 늘어날 것”이라며 “정부에서도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 대한 의지가 큰 만큼 도입하는 증권사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미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증권사인 IBK투자증권은 PE(프라이빗 에쿼티) 본부에서 이를 담당하고 있으며 KB증권은 신탁본부에서 책임지고 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