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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부품사 대출금리 인하해라" 시중은행 압박하는 당국
금융위, 지원 부족하다 비판…은행 "수익성 포기하라는 뜻"
입력 : 2018-11-14 오후 6:36:38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게 자동차 부품사 여신 회수 자제에 이어 대출금리 인하까지 요구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은행들은 당국의 요구가 사실상 수익을 포기하라는 의미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대출 규제로 주요 수익원인 주택담보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당국의 권고에 따라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고 있는데 중기대출 금리마저 인하하면 손실은 불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14일 금융위원회와 은행권에 따르면 당국은 자동차 부품사에 대한 여신회수 자제외에도 대출금리 인하를 시중은행에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13일 자동차 부품사를 찾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아직도 은행들이 중소기업의 신용도가 안좋아지면 여신을 회수하거나 금리를 올리려고 한다"며 "은행들은 (차 부품사에 대한) 대출금리 인하나 대출한도 완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그간 '비오는데 우산 뺏지 말라'는 말과 함께 시중은행의 차 부품사 지원을 강조해왔지만, 아직까지 시중은행의 차 부품사 금융지원은 부족하다고 보고있다. 금융위와 산하 금융공기관들은 이날 차 부품사 간담회에서 시중은행의 지원이 소극적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금융위 산하 국책은행들도 이에 동조하며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최현숙 중소기업은행 부행장은 "시중은행과 정책금융기관의 온도차가 큰 것 같다"며 "정책금융기관은 어려운 부품업체를 어떻게 도울까 고민하는 반면, 시중은행은 어떻게 거부할까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은행은 부품업체 주채권자인 시중은행을 찾아가 여신회수 자제 및 금리 인하를 대신 요구하고 있다"며 "시중은행들은 자금 회수에 대한 여력이 있으니 정책금융 방향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덕용 수출입은행 부행장도 "시중은행은 자동차 부품사의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대출한도도 함께 내리는 문제가 있다"며 "우리는 부품사 신용이 하락해도 대출한도를 유지하고 금리가 지나치게 오르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의 금리인하 방침이 이번주 안으로 은행연합회를 통해 시중은행들에 전달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업계는 달갑지 않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시중은행에서는 "은행 건전성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날선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대출 한도를 높이고 금리를 인하하면 은행의 건전성이 안좋아질 수 있다"며 "결국 예금은 고객들의 돈인데, 이 돈으로 위험한 리스크에 뛰어들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옥석을 가려 지원할 수 있겠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면서 "오히려 '옥'보다 '석'인 경우가 많아 어떻게 선별적 지원을 할지 고민"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현재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으로 주담대를 제쳐놓고 중기대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중기대출마저 규제하니 결국 수익성을 포기하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래픽/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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