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안태근 전 검사장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서지현 검사가 정치에 뜻이 없다며 자신을 향한 음해성 소문 등 2차 가해 행태를 꼬집었다.
서 검사는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치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지난 1월 처음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뒤 저의 업무능력과 인간관계, 평소 행실에 문제가 있었다는 온갖 얘기가 나왔다. 자유한국당이나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다는 얘기도 있었다. 일일이 해명하기 싫었는데 마치 사실인 것처럼 됐다"며 "폭로 후 열 달이 지난 지금 왜 성폭력 피해자는 2차 가해를 당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꽃뱀이나 창녀라고 손가락질받는데 성폭력 사건은 남녀가 아니라 권력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들은 강자이고 살아남기 위해서 성폭력 사실을 폭로한 피해자 입을 틀어막아야 한다. 따라서 모든 음해를 진행하는데 이런 것에 대해 우리 사회는 문제 제기 없이 가해자 시선으로 바라본다. 정상이 아니"라며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는 간절한 생각으로 이 자리에 앉았다"고 강조했다.
또 "검찰 개혁은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에 처음 방송에 나가 사실을 알렸는데 성적인 부분만 주목하고 검찰이 바로 서야 한다는 사실은 몰라줬다"며 "검찰이 개혁하고 정의로운 검찰로 바로 선다는 게 불가능해 보인다. 제가 당시 그 자리에 나오니까 검찰 내 좋은 자리를 받으려고 한다는 내부 사람도 있었다. 그분에게 되묻고 싶다. 누가 내부자에게 좋은 자리를 주는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정의로워야 한다. 진실을 이야기하기 위해 자기 모든 것을 버려야 하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며 "검찰을 그만둘 생각과 후배들이 저 같은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당시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다. 검찰을 망신 주려고 한 게 아니라 사랑하기에 개혁을 바라고 한 일"이라고 말했다.
서 검사 대리인인 서기호 변호사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2차 피해가 어마어마하다. 서 검사는 단순 피해자가 아니라 검찰로부터 여러 압력과 음해를 받고 있다. 안 전 검사장은 검찰을 떠났으나 그의 영향력 아래 있던 검사들이 고위 간부로 남아 2차 가해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번 민사소송 제기는 그들에게 생매장당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다. 서 검사 개인의 소송이 아니라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놓을 수 있어 막중한 책임과 사명감을 가진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2일 서울중앙지법에 안 전 검사장과 국가를 상대로 1억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월 서 검사는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옆자리에 앉은 안 전 검사장이 자신을 성추행하고 자신이 이에 대해 검찰 내부에 문제를 제기하자 사건 감찰을 방해하고 정기 인사 등에서 불이익을 줬다고 폭로했다.
서지현(오른쪽) 검사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법률대리인인 서기호 변호사와 함께 최근 안태근 전 검사장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이유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