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시장의 낙폭을 보면 마치 IMF가 온 것 같다', '예의주시보다 필요한 것은 실효성 있는 대책'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쏟아지는 성토다. 정부의 증시안정대책발표에도 코스피 2000선이 붕괴되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정부의 안일한 인식과 늑장대응에 대한 불만을 표하며 실질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긴급 간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9일 정부와 금융투자업계는 각각 긴급회의를 열고 증시 하락과 외국인 자금 유출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정부는 자본시장 안정화 자금 5000억원을 조성키로 했고, 신속한 모니터링도 약속했다.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실질적인' 증시안정 대책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투자자들은 정부가 내놓은 자본시장 안정화 자금 대책이 현실과 맞지 않다며 그 규모를 늘려줄 것을 주장했다. 나아가 국민의 혈세를 투입해 상황을 무마하기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증시안정펀드가 만들어지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8년 이후 처음이지만 그 규모가 터무니 없이 작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이번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외국인들의 주식 규모를 감안하면 적어도 수조원의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는 아쉬움이 여기저기서 새나온다. 한 투자자는 "3000억원의 코스닥 대책으로 투자자의 불안심리를 조금도 안정시키지 못했다"며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가 오히려 시장의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투자자들의 요구는 ▲공매도 한시적 금지 ▲증권거래세 폐지▲상하한가 제한 등으로 모인다. 지금의 주가급락은 외국인의 공매도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은 공매도를 한시적으로라도 제한하는 적극적인 안정책을 바라고 있다.
다른 투자자는 "금융수장이 공매도의 순기능을 말하기에 앞서 투자자가 공매도 폐지를 주장하는 배경이 무엇인지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세 폐지를 통해 현재 부동산으로 쏠린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주식투자자들의 청원이 급격하게 늘어난 데는 현 상황에서 늑장대응과 핑계로 일관하는 정부와 청와대 경제관료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투자자들은 정부가 증시 상황 자체에 대해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금융당국 수장을 교체해야 한다는 요구도 끊이지 않고 있다.
또 다른 투자자는 "대외변수에 따른 주가하락도 있지만 한국 기업과 경제의 불확실성만으로 이 정도의 급락을 초래할 수 있냐"며 "증시 정책의 근본적인 모순을 바로잡을 때"라고 지적했다.
한편으로는 투자는 개인의 책임이 수반돼야 한다며 정부의 개입을 반대하는 여론도 있다.
이런 불만이 터져나오자 정부는 다시 진화에 나섰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30일 오전 긴급 간부회의를 개최하고 증시 안정을 위해 필요시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비상계획)'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