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검찰이 대법원 재판 기밀 자료를 불법으로 반출한 혐의를 받는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에 대해 11일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검사)은 이날 유 전 연구관의 사무실을 압수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법원은 유 전 연구관에 대해 통진당 소송 개입 관련 문건에 대해서만 압수수색하도록 범위를 제한하고, 검찰이 청구한 나머지 영장은 모두 기각한 바 있다.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유 전 연구관이 대법원 재판 자료를 반출, 소지한 것은 대법원 입장에서 볼 때 매우 부적절한 행위지만 죄가 되지 않는다"라며 "압수수색을 통해 이들 자료를 수사기관이 취득하는 것은 재판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통진당 소송 관련 문건도 파기 여부도 확인할 방침이다.
유 전 연구관은 지난 6일 두 번째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된 이후 대법원 기밀 자료 중 출력물은 파쇄했고 자료가 저장된 컴퓨터 저장장치는 분해해서 버리는 등 관련 문건 등을 파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행정처는 이후 유 전 연구관에게 다시 전화해 이런 사실을 검찰에 알리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한 뒤 오후 8시10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연락해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윤석열 서울지검장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이러한 증거인멸 행위에 대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라며 이례적으로 입장을 내놨다.
앞서 검찰은 양승태 사법부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대법원 선임·수석 재판연구관을 지낸 유 전 연구관이 퇴직 당시 판결문 초고, 다른 상소심 사건에 대한 재판 연구관 보고서 등 기밀자료를 들고나왔다는 정황을 확인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이자 '비선진료의'였던 김영재·박채윤 씨 부부의 특허소송 상고심과 관련해 재판 쟁점 등을 정리한 보고서를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을 통해 청와대에 넘긴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2016년 6월 문모 당시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심의관이 작성한 '통진당 사건 전합 회부에 관한 의견(대외비)' 문건을 전달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대법원 기밀 유출’ 혐의로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