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금융당국이 자본시장의 개혁을 통해 대출시장과 경쟁이 가능한 수준으로 육성하고 사적 자본시장을 전통적 자본시장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해 맞춤형 규제체계를 설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일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21주년 자본시장연구원 개원기념 컨퍼런스에 참여해 자본시장의 역할을 제고하고 혁신기업의 생태계 구축을 위한 ‘자본시장 개혁의 기본방향’ 청사진을 제시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1월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 발표 이후에도 자본시장 개혁방안을 강구해오고 있다. 하지만 현행 자금조달 체계상 중소·벤처기업이 비상장 상태에서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 조달이 어려운 현실이다.
먼저 벤처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여력과 역량을 갖춘 투자자들의 진입이 제한된 것을 꼽았다. 엄격한 등록 요건으로 국내 개인전문투자자는 전체 가구의 0.007%인 1551명에 불과하나 미국은 전체가구의 8.2%에 해당되는 1010만가구에 이른다.
또 기업공개(IPO) 시장은 공적규제 중심, 낮은 법적 책임성 등으로 IPO까지의 소요기간이 긴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미국의 IPO 평균 기간은 6.8년인 반면 국내의 경우 이보다 2배 이상 긴 평균 14.3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 전문 증권사가 출현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진단했다. 미국은 3859개의 증권사가 있으며 이중 16~19%가 중소·벤처기업 특화 증권사이나 국내 5개 증권사는 모두 유사한 사업모델을 갖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윈장이 4일 21주년 자본시장연구원 개원기념 컨퍼런스에 참석해 자본시장 개혁의 기본방향 청사진을 제시했다. 사진/신항섭 기자
이에 금융위는 개혁을 위해 세가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직접금융시장(자본시장)을 간접금융시장(대출시장)과 경쟁이 가능한 수준으로 육성하고 ▲사적 자본시장을 전통적 자본시장으로 육성하기 위해 맞춤형 규제체계를 설계하며 ▲혁신기업 자본공급에 증권회사가 보다 많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제체계를 정비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전문 투자자를 육성하고 주관 증권사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것으로 IPO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현재 기업에 대한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증권사의 경우 상장을 주관할 수 없게 돼 있다. 코넥스의 경우 컨설팅을 강화해 제대로 된 전문 시장으로 특화한다.
자금의 중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현행 자금조달 규제를 전면 개선할 예정이며, 사모발행도 공개적으로 자금 모집을 허용하고 크라우드펀딩의 발행액제한도 최소화하는 등 자산유동화 제도를 전면 재정비한다.
아울러 증권회사에 적용되는 사전규제를 최소화하고 사후규제를 대폭 강화한다. 차이니즈 월(기업 내 정보교류)에 대해 법령에서는 원칙만 제시하고 회사가 자율적으로 설정·운영토록 하며, 업무위수탁 규제에 대해서는 허용범위 대폭 확대 및 사후 보고로 전환한다. 인가체계는 다양한 비즈니스 사업이 출연할 수 있도록 진입절차를 다변화하고 이미 시장에 진입한 증권사가 다른 업무를 하고자 할 때는 절차를 대폭 간소화 한다.
최 위원장은 “사후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은 그대로 가되 성장 기업을 발굴하는 데 보다 활발한 방향으로 개편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서 “혁신성장이 강조되는 이때, 자본시장이 뭔가 새롭게 할 수 있는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