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정부가 소득 불평등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8년 이명박 정부 이후 10년만에 세수가 줄어드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을 내놨다. 경기침체와 고용·투자 부진이 지속되자 저소득층 지원은 강화하되 기업에 경제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세제지원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당장 내년에만 세수가 올해보다 3조2000억원 급감하며, 향후 5년간 올해 대비 누적으로 총 12조6018억원의 세금이 줄어든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제51차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있다. 사진/기획재정부
30일 정부는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2018년 세법개정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올해 세법개정 방향은 공평하고 정의로운 조세정책 운영을 목표로 일자리 창출, 혁신성장 지원 및 소득재분배 등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올해는 문재인 정부 1년차였던 작년 세법개정과 같은 굵직한 부자증세는 눈에 띄지 않고 종합부동산세 인상과 주택임대소득 과세 적정화 등 '부동산 부자'에만 초점을 맞췄다. 작년에는 소득세 최고세율 및 대기업 최고 과표구간 법인세율 인상 등의 증세로 세금이 6조2683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던 반면 올해는 임대소득 과세와 종부세를 중심으로 7882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대신 서민과 중산층, 중소기업에게 세금을 감면하거나 현금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3조204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작년 8167억원의 세부담이 줄어든 데 비해 크게 확대된 것이다. 대표적으로 저소득층 지원 세제인 근로장려금(EITC)과 CTC(자녀장려금)를 대폭 늘렸다. EITC는 지원 대상 2배, 지금 금액 3배 이상 등 시행 10년 만에 최대치로 지원한다. 이렇게 되면 EITC 수혜가구는 작년 166만 가구 1조2000억원에서 334만가구 3조80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저소득층 가구의 자녀양육 부담을 덜어주는 CTC의 경우 자녀 1인당 지급액을 30만~50만원에서 50만~70만원으로 20만원 확대하고 생계급여대상자도 혜택을 주기로 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저소득층 중에서도 '근로빈곤'은 우리 사회 양극화 문제 중에서도 가장 아픈 부분 중 하나로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서민·중산층·중소기업에 세 부담을 적게 하는 정책 기조는 유지됐고, 고소득자·대기업 증세가 크지는 않지만 증세 효과는 있어서 전반적인 정책 기조가 바뀐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