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경력직원 채용을 대거 진행 중이다. 기업 내 수요에 따라 인력 모집에 나서는 것은 통상적인 경영 활동의 범주에 들지만, 전방위적 인재 확충은 향후 기업의 집중 분야를 알 수 있는 가늠자가 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7일부터 네트워크사업부의 경력사원을 모집 중이다. 모집 분야는 시스템 설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모뎀, 클라우드 등 30여개에 이른다. 지난달 말 23개 분야에서 경력직 채용을 진행한 데 이어 또 다시 네트워크 사업 전반에서 인재 유치에 나섰다. 이에 앞서 조직개편을 통해 무선사업부, 가전사업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인력 일부를 네트워크사업부로 재배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3000~4000명 수준인 네트워크사업부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간다는 방침이다. 구체적 목표를 설정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장비 수주 상황에 맞춰 규모를 키워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내년 3월 5G 서비스 상용화를 앞두고 '5G 커넥티비티 노드'를 시연했다. 사진/삼성전자
이같은 대대적 인력 충원은 삼성전자가 5G 사업을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5G는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스마트시티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 구현을 위한 핵심 인프라기술이다. 기존 4G LTE 대비 20배 이상 빠르고, 지연시간도 적으며, 1㎢당 100만개에 이르는 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한국은 내년 3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앞두고 있으며 이동통신사들은 수 조원대 시설 투자를 검토 중이다. 미국, 중국 등 해외 국가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은 중국의 화웨이가 28%의 점유율로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 점유율은 3%에 불과하다. 향후 몇 년간 통신장비 시장이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전자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 사장이 최근 "2020년까지 세계 통신장비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확보하겠다"고 말한 점도 삼성전자의 의지를 보여준다.
LG전자도 경력직원 모집이 한창이다. 24개 직군에서 채용을 진행 중인 H&A사업본부를 비롯해 HE사업본부, VC사업본부, CTO부문, 소재/생산기술원 등 40여개 직군의 인력을 유치 중이다. LG 계열사 전체로 봐도 이같은 광범위한 인재 모집은 LG전자가 유일하다. 회사 관계자는 "경력직 채용은 수시 모집의 성격이 짙다"며 "수요에 따라 공고를 내는 것 뿐"이라고 설명하지만,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기 위한 LG전자의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채용 공고의 면면을 살펴보면 더욱 그렇다. 주방가전, 인버터 모터, 냉장고 신기능개발 등 기존 가전 사업의 강점을 키울 수 있는 분야의 모집이 다수지만 AI, 빅데이터, 로봇, 머신러닝 등 LG가 미래 사업으로 낙점한 분야의 개발자 모집도 상당수 눈에 띈다. 특히 중장기적 관점에서 LG전자의 사업 관련 핵심기술을 선행개발하는 CTO부문에서는 글로벌 비지니스 디벨로퍼, 신규 디바이스 프로토타입 하드웨어 개발자 등을 모집하고 있다. 글로벌 전자업계가 폴더블폰 개발에 매진 중인 가운데 LG전자도 해당 역량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년째 적자의 수령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MC사업본부의 회생을 유도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