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사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법원행정처에 앞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자택 등을 직접 압수수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 관계자는 10일 “법원행정처가 양 전 대법원장의 PC 하드디스크 백업본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백업본 제출 문제는) 법원행정처랑 얘기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검찰이 PC 하드디스크 백업본이 존재한다면 양 전 대법원장이 소유하고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는 말로 풀이된다.
앞서 법원행정처는 검찰의 증거자료 제출 요구에 양 전 대법원장의 PC를 그의 퇴임 한달 뒤쯤인 2017년 10월31일 디가우징했다고 밝혔다. 당시는 '법관 블랙리스트' 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시기로, 의도적인 증거인멸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과 함께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인 임 전 차장에 대한 직접적인 압수수색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법원 특별조사단은 임 전 차장이 재임시 사용하던 공용컴퓨터를 외부 포렌식연구센터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C드라이브(SDD)만 사용 내역이 있고 D드라이브(HDD)는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감정됐다고 발표했다. 특조단은 또 임 전 차장도 조사에서 D드라이브는 ‘아예 사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해 감정결과와 부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 전 차장은 2012년 8월부터 2017년 3월까지 4년 6개월 정도를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차장으로 근무했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오랜 기간 법원행정처에서 기조실장과 차장으로 근무한 임 전 차장이 자신의 PC에 있는 D드라이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라면서 “특조단도 조사보고서에 임 전 차장의 진술만 기재했 뿐 진술에 대한 아무런 의문도 없이 추가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법원행정처는 검찰과 협조해 증거자료를 임의제출 방식으로 넘기고 있다. 그러나 PC 등 일부 자료는 개인정보보호법상 보호대상이 포함돼 있어 자료 제출과 관련한 적법절차를 찾는데 애를 먹고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왼쪽)·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