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고 구본무 전 LG 회장의 49재가 곧 다가온다. 그의 별세 후 LG그룹은 짧은 기간 많은 변화를 겪었다. 재계에서 가장 젊은 40대 총수를 맞이한 것. 고인의 장남인 구광모 회장은 '젊은 LG'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짊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구본무 전 회장에 대한 숨겨진 미담도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재벌가의 일탈이 연이어 문제가 되며 그의 소탈했던 면모가 더욱 주목받는다.
고 구본무 전 회장은 평소 직원들과도 격의없이 어울렸다. 사진/LG전자
오는 7일은 고 구본무 전 LG 회장의 49재다. 재벌 총수 답지 않게 가족장으로 소박하게 장례를 치른 만큼 49재도 유족끼리 조용히 보낼 것으로 보인다. 구 전 회장의 별세 이후 한 달 여 동안 LG그룹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일찍부터 후계자로 낙점한 구광모 회장 중심 체제로 빠르게 전환했다. 경영 승계에 대한 잡음을 최대한 줄이고 조직의 안정을 찾겠다는 계획에서다. ㈜LG는 지난달 29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연이어 열고 구광모 대표이사 회장을 선임했다. 별도의 취임식 없이 LG 트윈타워 동관 30층에 집무실을 마련해 연말까지 LG의 경영 현안 파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하현회 LG 부회장을 비롯한 6인의 부회장단이 그를 돕는다. 동시에 징검다리 총수 역할을 했던 구본준 부회장은 연말 퇴진을 선언했다.
구광모 회장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는 기대가 조금 더 앞서는 분위기다. 그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는 선친인 구본무 전 회장에서 비롯되는 것도 크다. 구 회장은 본지가 진행하는 '대한민국 재벌 신뢰지수'에서 두 달 연속 총수부문 신뢰도 1위를 차지했다. 구 회장에 대해 알려진 것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높은 지지를 받은 것은 구본무 전 회장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구본무 전 회장의 생전 소탈했던 풍모들이 계속해 회자되고 있다. 일생을 소탈하게 살았던 고인은 평소 아들에게도 겸손, 배려, 원칙을 자주 강조했다고 한다. 죽음에도 초연했다. 투병 중인 그에게 지인들은 수 차례 해외 치료를 권했다. 하지만 구본무 전 회장은 "국내 의료진의 수준을 믿는다"며 거절했다. 불필요한 연명 치료도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수의도 준비하지 않았고 관도 가장 평범한 것으로 써달라고 했다. 알려진대로 그는 한 줌의 재가 되어 생전 좋아했던 새와 나무들이 있는 곳에 묻혔다.
숨겨진 미담들도 연이어 전해진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후 봉하마을에 약밤나무를 보낸 일,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을 돌본 수녀님들의 생활비를 지원한 일 등은 그의 별세 후에야 세상에 알려졌다. LG그룹 관계자들은 "정과 의리가 있던 사람"이라고 고인을 회고한다.
구본무 전 회장의 뜻으로 만들어진 LG 의인상 수상자도 공교롭게 그가 세상을 떠난 후 다수 배출됐다. 오피스텔 화재 현장에서 시민들을 구한 박재홍씨 등을 비롯해 6명의 의인이 한 달 사이 선정됐다. 지난 2015년 제정된 LG 의인상은 지금까지 총 78명이 수상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