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검찰이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법원이 기각한 데 대해 “일각에서 다른 기준과 의도가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매우 유감스럽고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검찰이 법원의 영장청구 기각에 대해 '다른 기준과 의도'라는 표현을 붙여 비판하는 것인 매우 이례적이다. 주요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될 경우, 검찰은 종종 불쾌감을 표시해왔지만 '법리판단을 달리 한 것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는 선을 넘지 않는 것이 보통이었다.
검찰은 5일 “이 전 장관은 사건 초기 단계부터 적극 개입해 자금을 요구했고 그에 따라 국정원 자금이 불법 지출돼 이 전 장관의 부하직원에게 지급됐다”면서 “이 단계에서 이 전 장관의 국고손실 혐의는 법리적으로 완전하게 성립했고, 이 부분은 영장심문 과정에서 영장전담 판사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부하직원이 국정원 자금을 노총 지원에 사용한 사실을 자백했는데도, 이 전 장관이 전부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장전담 판사가 영장을 기각한 것과 그 사유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특히 “상대적으로 휠씬 적은 금액의 국고손실 범행을 저지른 경우에도 실형이 선고되고 법정구속 되기도 하는 상황에서 최근 노조와 관련된 공작 사건에 대해 구속영장 기각 결정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 뭔가 다른 기준과 의도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심히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MB정부 시절인 지난 2011년 고용노동부 차관으로 재직할 당시 노총 분열 공작을 위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수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아 국민노총 설립을 지원한 혐의(국고손실)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이 전 장관은 임태희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국민노총 지원 자금 3억원을 요구했고 이 가운데 1억원 이상이 국정원을 거쳐 국민노총 설립 등에 지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 2일 이 전 장관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서울중앙지법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현 단계에서 범죄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양대노총 분열 공작'과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