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군 복무 중 발생한 상처가 보훈대상자로 인정될 수 있는 정도의 장해가 남아 있지 않더라도 국가유공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씨가 서울북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등록거부 처분 등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일 밝혔다.
1988년 8월 육군에 입대한 A씨는 복무 중이던 1989년 9월 산악구보 훈련 중 넘어지면서 머리를 돌에 부딪쳐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2015년 1월 서울북부보훈지청장에 국가유공자등록 신청을 했다.
하지만 서울북부보훈지청장은 "A씨가 주장하는 진단명이 정확하지 않고, 최초 국가유공자등록신청 당시 언급한 바 없었던 상이"라며 "군복무 중이 아닌 사회생활에서 발병했을 가능성이 있고, 이를 인정할 객관적인 자료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해 부상 군경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처분을 했다. 이에 A씨는 소송을 냈다.
1심은 "머리 부위에 상해를 입었다는 사실과 이와 관련한 치료를 받았다는 내용의 병상일지 등 의무기록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A씨가 2003년도에 최초로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을 하면서 머리 부위의 상처에 대해 언급한 바 없었다"며 재해 부상 군경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당시 사고로 머리에 피가 날 정도의 상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상처가 그 당시 상해로 인해 생긴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2심은 군에서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을 받으면서 이 사건 상처를 입은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이 사건 상처로 인해 어떠한 기능성 장해가 없고, 외모 자체가 직업의 주된 요소가 되지 않는 이상 추상 자체로만 장해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국가유공자나 보훈보상대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보훈대상자로 인정될 수 있는 정도의 장해가 남아 있지 않다는 등의 사정은 상이가 인정된 이후 상이등급 판정 단계에서 따져야 하며, 공상인정 절차에서 고려할 것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법원이 이 사건 상처와 군 복무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면서도 A씨가 상이등급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사유를 들어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 "A씨가 상이등급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도 '공상이 인정되나 상이등급의 판정을 받지 못한 사람'으로서 의료지원을 받을 여지가 있다"며 "공상 인정은 그 자체만으로 실익이 있다는 점에서도 이 사건처분을 적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씨가 상이등급을 받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 했다.
대법원. 사진/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