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표류하면서
현대글로비스(086280)의 주가가 힘을 잃고 있다.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안이 종전보다 현대글로비스에 불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 달 넘게 현대차 그룹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012330)의 합병·분할 등의 내용을 담은 지배구조 개편안을 전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지난달 21일 이후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는 22.6%(종가 기준) 하락했다.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 전 15만원 안팎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개편안이 나온 뒤 19만원에 근접하기도 했지만 개편안 취소 의사를 밝힌 지난달 21일 이후 15만원 밑으로 떨어졌고 현재는 11만6500원까지 내려왔다. 이날 장 중에는 11만550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됐던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방안이 재검토되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분할·합병 비율 등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시장에서는 종전 개편안에 대해 현대모비스에 불리하고 현대글로비스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에 따라 그룹이 새롭게 내놓을 개편안은 현대글로비스에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룹에서 한 달 넘게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된 별다른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과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은 1709억원으로 기존 추정치(1766억원)와 시장 예상치(1760억원)을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순이익은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 손실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가량 줄어든 769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심리를 자극할만한 재료가 마땅치 않아 주가는 당분간 의미 있는 반등을 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 재추진까지 주가가 상승할 수 있는 모멘텀은 실적이지만 하반기에도 실적 모멘텀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가 이뤄진다면 오름세를 탈 가능성이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기 위한 기업의 자발적 노력을 재차 촉구하고 있어 지배구조 개편을 지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감 몰아주기 규제 리스크가 해소되고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면 물류 경쟁력과 현금 창출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로운 개편안은 종전보다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수혜가 줄어들 수 있지만 저평가 요인 해소란 점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류제현 연구원도 "현대모비스 분할 부문과의 합병 및 신사업 추진, 배당 개선 등 주주가치 개선이 이뤄진다면 주가 반등 모멘텀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사옥. 사진/뉴시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