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위해 낸 빚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전날보다 426억2200만원 늘어난 11조7884억1400만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10일(11조6943억4100만원)과 11일(11조7457억9200만원)에 이어 사흘 연속 사상 최대치 경신이다. 직전 최대치도 불과 20여일 전인 지난달 23일 11조6799억6200만원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월29일 2607.10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무역 전쟁과 미국 금리 인상 등에 대한 우려로 24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계속해서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작년 말 9조8608억3200만원이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연초 강한 지수 상승세가 나타나면서 올해 1월 중 계속해서 최대치 행진을 이어왔고 1월26일 처음으로 11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줄곧 11조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달 29일부터는 열흘 연속해서 잔액이 늘어났다.
올해 들어 증가한 잔액은 총 1조9275억8200만원으로 주식시장 호황 덕에 신용거래융자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지난해와 비교해도 상당히 빠른 편이다. 연초 이후 신용거래융자 증가액은 지난해 증가액(3조870억7200만원)의 60%가 넘는다. 신용거래융자 잔액 증가속도가 지금처럼 유지된다면 올해 신용거래융자액은 7조원 이상 늘어날 수도 있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키움증권이 신용한도 확대를 주요 목적으로 보이는 자본 조달을 했고 대형증권사도 신용한도를 추가로 배분할 정도로 신용거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증권사들이 급증하는 수요로 인해 신규 융자를 중단하거나 1인당 한도액을 조정하는 대응을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신용융자는 개인들이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투자 방법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가 클 때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돈을 빌려서 산 주식 가격이 급락해 담보비율을 유지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임의로 주식을 처분할 수 있어 깡통계좌가 속출할 위험도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융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시장의 방향을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