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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지암' 신드롬 3가지 이유 알아보니
비수기·여름 아닌 봄 선택 불구 '공포'로 극장가 점령
입력 : 2018-04-02 오후 4:43:58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영화 ‘곤지암’ 신드롬이 극장가를 휩쓸고 있다. 말 그대로 ‘난리’다. 호불호 강한 ‘공포’ 장르임을 고려해도 입소문이 엄청나다. 더욱 놀라운 점은 ‘여름=공포’란 공식을 깨트리고 극장가 비수기 3~4월 최고 흥행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달 28일 개봉 이후 5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제작비 24억 규모인 ‘곤지암’의 손익분기점은 70만명 내외. 개봉 첫 주 주말인 지난 달 30일부터 1일까지 단 3일 동안(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에만 무려 98만2867명을 끌어 모았다. 2일까지 누적 관객 수 136만 7444명. 예매율 역시 17.2%로 2위다. 1위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24.0%)이다.
 
‘곤지암’은 일반적인 상업영화와는 다른 배급 시기를 타깃으로 했다. 전통적으로 3~4월은 방학 시즌이나 설 및 추석 연휴의 성수기 대비 관객 유입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시기다. 그럼에도 ‘곤지암’은 이 시기를 택했다. 더욱이 ‘공포’ 장르는 ‘여름’이란 절대 불변의 공식때 깨버렸다. 좌석 점유율도 평균 40%를 웃돌았다.
 
영화 '곤지암' 스틸. 사진/쇼박스
 
♦ 변형 ‘파운드 푸티지’ 기법
‘곤지암’의 관객 유입 세대를 보면 1020세대가 압도적이다. 이는 ‘체험형 공포’란 콘셉트와도 맞아 떨어진다. 연출을 맡은 정범식 감독은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 소개된 ‘파운드 푸티지’ 촬영 기법에서 한 발 더 나아간 변형된 ‘파운드 푸티지’로 영화 전체를 촬영 제작했다.
 
‘곤지암’은 99% 가량 배우들이 모두 직접 촬영했다. 여러 특수 카메라를 장착하고 직접 체험하는 방식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았다. 관객들에게 실시간으로 공포를 전달하기 위한 방식이었다. 정범식 감독은 영화에서 병원 투입 전 ‘파운드 푸티지’ 촬영 기법을 사용했지만 이후에는 약간 변형을 줬다. 사건의 진행과 러닝타임이 동시간에 흘러가게 했다. 일반적인 파운드 푸티지 기법은 누군가 촬영한 것을 제3자가 우연한 기회에 얻게 돼 보는 것이다. 하지만 ‘곤지암’에서 병원 공포 체험 시퀀스 지점부터는 약간 다르게 흘러간다.
 
흡사 유튜브 동영상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정 감독은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별다른 서사 없이 단순화 시키는 작업을 했다. 공포 하나에만 집중하면 그 외에 스토리 리듬감은 영화적 장치로 풀어낼 수 있을 듯 했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젊은층이 즐기는 동영상 소비 방식을 상업영화에 사용하는 무리수를 뒀던 것이다. 반대로 영화 속 공포는 일반적인 상업 영화가 취하는 방식을 택했다. 영화를 보고 있지만 영화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지워버린 것이다. 인터넷 개인방송이 트렌드가 된 지금의 소비 패턴이 ‘곤지암’에 녹아들어 버렸다. 그리고 그 방식이 타깃 관객층을 적중시킨 것이다.
 
영화 '곤지암' 스틸. 사진/쇼박스
 
♦ ‘무음’의 법칙
‘곤지암’은 기존 공포영화와 가장 다른 지점이 하나 있다. 바로 사운드의 사용법이다. 기존 공포영화는 익히 알려져 있는 대로 ‘깜짝쇼’를 방불케하는 사운드 기법으로 공포의 감정을 끌어 올린다. 반면 ‘곤지암’은 반대로 이 같은 효과를 완전히 배제했다. 현장의 자연음으로만 이뤄졌다. 
 
괴기스러운 음향과 여러 소음 대신 공기의 흐름과 배우들의 대사가 영화를 채운다. 탁구공 튀기는 소리 하나만으로도 그 어떤 영화에서도 느낄 수 없던 긴장감을 바짝 조인다. 영화 기획 당시부터 가이드라인이 된 ‘공간 캐릭터’를 위한 설정이었다. 영화의 무대가 된 ‘곤지암 정신병원’ 그리고 병원 내부의 치료실 원장실 ‘의문의 402호’ 등이 또 하나의 캐릭터였다. 그리고 이 각각의 공간에는 조금씩 미세하지만 다른 느낌의 소음이 존재한다.
 
화면과 사운드를 붙여서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이른바 ‘미키마우징’ 기법은 ‘곤지암’에선 전혀 사용이 안된다. 그저 배우들의 대사와 감정이 담긴 외침 그리고 공기의 미세한 흐름이 남기는 소리가 전부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가장 기겁을 하는 ‘탁구공 튀기는 소리’는 이 영화가 사용한 사운드의 백미다.
 
영화 '곤지암' 스틸. 사진/쇼박스
 
♦ 무명 배우들의 실제 이름 사용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가 몰입감을 높이는 것은 무명에 가까운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점이다. 그들이 모두 총 19대의 카메라를 몸이 부착하고 모든 장면을 연기하면서 직접 촬영했다. 극중 캐릭터 이름이 모두 실제 배우들의 이름이다.
 
정 감독은 무명의 신인 배우들로만 구성한 이유와 실명을 그대로 사용한 것에 대해 ‘현실감’과 ‘신뢰감’ 을 이유로 들었다. 체험 공포한 특성상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호흡하는 경우 관객들에게 더 리얼한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영화를 관람하지만 영화가 아닌 실제하는 경험을 관객들에게 체험케 하는 효과가 발생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파운드 푸티지’ 기법의 촬영 방식과 사운드를 철저히 배제한 공간의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실명을 그대로 사용해 출연진이 실제로 겪은 것을 보는 듯한 착각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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