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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 지원 속 WM 강화 KB증권…"업무조정 필요" 목소리
은행-증권간 갈등 소지…내부경쟁 이어질까 우려
입력 : 2018-02-06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이종호·강명연 기자] KB금융지주가 자산관리(WM) 부문에서 은행과 증권의 협업을 강조하는 가운데 영업 현장에서는 계열사 간 업무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은행 중심 수익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은행 고객 자금을 증권으로 넘기는 KB금융지주의 전략이 장기적으로는 은행과 증권의 내부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가 은행-증권 협업을 본격화한 작년부터 증권의 은행 의존도가 강해지고 있다. KB금융지주가 추진하는 협업은 은행 영업직원이 본인의 고객을 증권 영업직에게 연결해 주는 소개영업이다. KB국민은행은 직원 성과를 평가하는 KPI(핵심성과지표)의 주요 평가 항목에 소개영업 실적을 포함시켜 증권으로의 자금 이동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개영업 규모는 2016년 9246억원에서 작년 4조2000억원으로 급증했다.
 
KB금융지주는 2016년 말 옛 현대증권을 인수한 뒤 은행과 증권의 시너지 확대를 본격화했다. 복합점포 수를 작년 초 24개에서 현재 50개로 두 배 이상 늘리며 은행 고객을 증권사로 유치하는 데 집중해왔다. 올해도 복합점포 15개를 추가해 총 65개를 운영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KB금융지주의 리딩뱅크 전략이 깔려 있다. 작년 3분기 누적 순이익 기준 업계 1위를 탈환한 KB금융지주는 비은행 강화를 통해 리딩금융그룹 굳히기에 들어갔다. 실제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현대증권, LIG손해보험, 우리파이낸셜을 잇따라 인수한 뒤 지난해에는 100% 자회사로 편입시키며 비은행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KB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 중 비은행부문 비중은 2014년 29.5%에 불과했지만 자회사 편입 마무리 이후에는 목표치인 40%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은행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현재의 영업 방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은행·증권 영업직원의 관계가 성과를 좌우하면 은행과 증권의 힘겨루기나 비효율적인 관계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지주가 은행·증권의 시너지를 내세우고부터 증권사 직원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은행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지주의 큰형님 격인 은행 고객이 증권으로 넘어가면서 계열사 간 경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비은행 강화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은행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에서 은행은 규모와 수익면에서 다른 계열사와 비교 불가능하기 때문에 은행의 의사결정이 곧 지주의 결정으로 이어진다"며 "KB금융지주의 경우 현대증권 인수 후 시너지라는 명목으로 은행 고객을 증권으로 넘겨주고 있지만 이러한 전략은 결국 업계 경쟁에서 뒤쳐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증권과의 시너지 확대를 과도하게 추구하다가 자칫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말했다.
 
따라서 증권의 은행 의존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은행과 증권의 명확한 업무 분리가 거론된다. 은행은 예금을 비롯해 안정성 높은 원금 보장 상품에 집중하고 증권은 고위험·고수익 상품을 특화하는 방식이다. 각 사가 특성에 맞는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을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미에서다. 현재는 은행과 증권이 업종 구분 없이 주가연계증권(ELS), 채권, 펀드 등 금융상품 대부분을 판매할 수 있다.
 
은행·증권 협업에 따른 불만에 대해 KB금융지주는 고객 수익률을 최우선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의 고객들은 상품 만기 후 더 높은 수익률에 대한 니즈가 있고, 지주 차원에서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증권으로 자금 이동을 유인하는 것"이라며 "경쟁사에 뺏길 수 있는 고객을 지키는 것이지 자회사간 뺏고 뺏기는 차원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업무 영역 분담의 경우 자칫 은행과 증권의 갈등을 부추길 우려가 제기된다. 다른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과 증권은 각자 특화된 분야가 있기 때문에 강점을 활용하는 방향이 맞겠지만, 인위적으로 업무를 분담할 경우 내부 밥그릇 싸움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른 은행들이 파는 상품을 KB국민은행에서만 팔지 않는 것도 은행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가 자산관리 부문에서 은행과 증권의 협업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KB증권
 
이종호·강명연 기자 sun1265@etomato.com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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