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제4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의 최종 후보자가 결정됨에 따라 막판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회원사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금융투자협회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2일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사장 등 3명을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 금융투자협회 회원사들은 오는 25일 임시총회서 투표를 통해 협회장을 선출하게 된다.
1차 투표에서 어느 후보도 과반수를 획득하지 못할 경우, 다득표자 2인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진행하게 된다. 선거 의결권의 40%는 회원사들이 1개사 당 1표를 행사하는 동일 비율에 따라 주어지고, 나머지 60%는 회비 분담율에 따라 가중치가 적용된다.
제4대 금융투자협회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된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사장(왼쪽부터). 사진/각 사
공직자 출신 권용원 후보, 이점 살릴 수 있을까
권용원 후보의 가장 큰 이점은 공무원 출신이라는 점과 키움증권을 키웠다는 것이 꼽힌다. 1961년생인 권용원 후보는 광성고,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왔고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기술정책·경영 석사학위를 받았다. 기술고시 21회 합격자로 산업자원부에서 약 15년간 공직생활을 한 바 있다.
이후 다우기술 부사장, 인큐브테크 대표이사, 대우엑실리콘 대표이사(겸직) 등을 거쳐 2007년부터 2009년까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로 근무한 후 2009년부터 키움증권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권 후보는 미 MIT를 나온 경력을 바탕으로 키움증권의 온라인 비즈니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MIT를 나와 IT와 관련 업무가 능숙하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관료 출신이라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이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쌓은 인맥이 금융당국과 협의시 강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반면, 금융당국에 대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는 물음표가 제기된다.
손복조 후보, '대우증권 성장 견인'과 '토러스증권 실적 부진' 이력
손복조 후보는 후보들 가운데 가장 긴 업력을 갖고 있다. 1951년생인 손복조 후보는 1990년 대우증권에 1984년 입사해 1990년부터 1996년까지 대우증권 도쿄사무소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대우증권 본부장, TMAX SOFT 대표이사, LG투자증권 사업부장, LG선물 대표이사, 대우증권 대표이사 등을 지낸 뒤 토러스투자증권을 설립했다.
손 후보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는 대우증권을 업계 정상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손 후보는 2004년 6월부터 2007년 6월까지 대우증권 대표이사를 지냈는데, 대우사태로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며 부진에 빠졌던 대우증권을 살린 장본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브로커리지 강조와 함께 리테일 전략을 강화했고, 취임 전 7800억원대였던 영업수익을 2007년 2조75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토러스투자증권에서의 실적은 부진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손 후보는 지난 2008년 5월 토러스투자증권을 설립해 영업수익을 조금씩 성장시켰으나, 2012년부터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2015년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자산운용협회 분리' 승부수 던진 황성호 후보
황성호 후보는 국내외 경험이 가장 많은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1953년생인 황성호 후보는 서울 경희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씨티은행 간부후보생으로 입사했다. 씨티은행 다이너스클럽카드 한국 대표, 그리스 아테네은행 수석부행장, 한화 헝가리은행 행장, 씨티은행 서울지점 북미담당이사, 제일투자신탁증권 대표이사, PCA 아시아 자산운용 부대표,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황 후보는 자산운용협회 분리안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는 협회장 캐스팅보트를 자산운용사가 쥐고 있다는 점을 간파하고 내세운 승부수로 풀이된다. 현재 금투협 정회원사는 증권사 56개사, 자산운용사 169개사, 선물사 5개사, 부동산신탁사 11개사 등으로 운용사가 전체 회원사의 70.1%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자산운용사 업계에도 투자은행(IB) 성장에 다소 집중됐던 기존 협회 조직운영에 아쉬움을 토로한 목소리가 있다. 한 운용사 대표는 “자본시장 영역이지만 증권과 자산운용은 차이가 많다”면서 “IB 성장에만 집중할 것 아니라 글로벌 운용사를 키우기 위해 협회가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공약의 실효성을 두고 평가가 분분하다. 자산운용사들이 별도의 협회로 독립할 경우, 금융당국 등과의 갈등시 목소리를 낼 수 있겠냐는 것이다. 자산운용사들의 자기자본은 증권사에 비해 낮고 올 3분기 기준으로 적자인 운용사가 42%에 달한다. 증권사를 제외할 때, 협회의 힘이 낮아 큰 소리를 내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