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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빅3 원가절감에 생태계 붕괴 우려
협력업체 및 조선업 고용자 감소세 뚜렷…고난의 행군 언제까지 '한숨만'
입력 : 2018-01-09 오후 4:34:08
[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조선업계가 일감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새해 벽두부터 원가절감 등 '마른 수건 쥐어짜기'를 강행하고 있다.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도 계획 중이다. 또 원가절감은 수많은 협력업체의 연쇄 피해를 낳을 수밖에 없는 등 세계 1위 한국 조선의 전반적 경쟁력 상실에 대한 우려가 높다.
 
9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조선업계 수주잔량은 1625만CGT(가치환산톤수)다. 수주잔량은 남은 일감을 말한다. 지난해 11월 1599만CGT를 기록하며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주잔량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일감이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바닥 수준이다.
 
가장 큰 문제는 올해다. 지난달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18년 11대 주력산업 전망'을 보면, 올해 조선업계 건조량은 전년 대비 31.8% 감소한 730만CGT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6년 수주절벽의 영향이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사진/뉴시스
 
이에 업계는 위기 극복을 위해 원가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문제는 대형 조선3사의 원가절감 대책이 사내·외 협력업체들의 연쇄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일감절벽이 현실화됐던 지난해부터 울산과 거제 등 조선업을 주요 산업으로 한 도시들의 협력업체 피해는 눈에 띄게 커졌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가 있는 울산은 지난 2016년 6월 조선업 관련 사업체가 1160개였으나, 지난해 11월 말 기준 928개로 줄었다. 조선업 관련 고용보험 피보험자수도 같은 기간 5만7618명에서 2만748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있는 거제도 상황도 마찬가지다. 거제시의 조선업 관련 사업체는 지난 2015년 말 375개였으나, 지난해 11월 말 기준 286개로 감소했다. 조선업 관련 고용보험 피보험자수도 같은 기간 9만2164명에서 5만5550명으로 39.7% 줄었다.
 
업계는 대형 조선소들의 일감이 줄면서 협력업체로 이어지는 파고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울산과 거제 등 조선업을 주요 산업으로 하는 도시에서 올해 많게는 2만여명의 협력사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도 인건비 등 원가절감을 위해 올해 희망퇴직 등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협력업체 관계자는 "대형 조선사들은 원가절감으로 버틸 수라도 있지만, 협력업체들은 그럴 여력도 없어 회사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조선업특별고용업종 지정도 올해 6월이면 끝이 나는 데다 올해 건조량이 작년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신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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