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제4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가 본격 시작된 가운데, 캐스팅보트를 쥔 자산운용사들의 표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력 후보가 없어 운용사들의 표가 승부를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번 제4대 금융투자협회장 후보는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 정회동 전 KB투자증권(현 KB증권) 사장,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사장 등 4명이다. 이들은 지난 4일까지 진행된 후보 공모에 등록된 후보들이며, 후보추천위원회가 1월 중 서류·면접 심사 절차를 거쳐, 회원총회에 복수의 최종 후보자를 추천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선거국면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은 아직 높지 않다. 선임 회장에 비해 기대감이 떨어진다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후보로 출마하는 네 분을 살펴볼 때, 선임인 황영기 회장과는 스케일이 다르다”면서 “협회장은 크게 자본시장 전체를 봐야 하는데, 자본시장의 성장을 위해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후보가 안 보인다”고 말했다.
제4대 금융투자협회장에 출마한 후보들의 모습. 왼쪽부터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 정회동 전 KB투자증권(현 KB증권) 사장,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사장. 사진/뉴스토마토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서 의결권의 40%는 회원사들이 1개사 당 1표를 행사하는 동일 비율에 따라 주어진다. 그리고 나머지 60%는 회비 분담율에 따라 가중치가 적용된다. 회비는 회원사별 자기자본 규모, 조정영업수익에 따라 정해진다. 금융투자협회 회비분담금 비중은 정확히 공개되진 않았으나 대형사는 수십억원, 소형 운용사는 1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즉, 대형증권사들의 표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유력 후보가 없어 과반이 나오기 힘들고, 자산운용 회원사들이 급증한 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 1차 투표시 어느 후보자도 과반수를 획득하지 못한 경우 다득표자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진행하게 된다. 현재 금투협 정회원사는 증권사 56개사, 자산운용사 169개사, 선물사 5개사, 부동산신탁사 11개사 등이다.
자산운용사의 경우, 지난 2015년 황영기 협회장 당선 당시 120개사에 불과했으나, 운용사 등록 요건이 완화되면서 169개사로 늘어났다. 운용사가 전체 회원사의 70.1%를 차지하면서 대형증권사의 표가 분산될 경우, 자산운용사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대다수의 후보들이 자산운용사의 표심을 잡기 위한 공약을 내세웠다. 황성호 후보와 손복조 후보는 ‘자산운용협회 분리’ 공약을 내세웠고, 정회동 후보는 ‘자산운용부문 부회장’을 도입하겠다고 약조했다.
이에 대해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운용사들의 경우, 생각하는 부분이 비슷한 만큼 특정 후보에게 표가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다만, 1차 투표에서 과반이 넘는 지지가 나오기는 힘들어, 결국 결선투표까지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4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가 시작된 가운데, 자산운용사들의 표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금융투자협회 모습. 사진/뉴시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