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내에 대량의 필로폰을 밀수한 혐의를 받는 일본·대만 폭력조직원을 포함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박재억)는 국가정보원, 서울본부세관과 공조수사를 거쳐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일본 폭력조직 소속 재일교포 이모씨와 대만 폭력조직원 서모씨, 일본인 나모씨, 대만인 황모씨를 구속기소하고, 대만인 왕모씨와 중국인 웨모씨를 기소중지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황씨는 대만에 있는 필로폰 공급총책, 왕씨과 공모해 지난 9월27일 홍콩발 화물선에 필로폰 약 16㎏이 숨겨진 상태로 제조된 수납장을 들여오는 방법으로 필로폰을 밀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대량의 수납장을 만들 때부터 다량의 필로폰을 은박지에 싸서 수납장 안쪽 공간에 넣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황씨는 10월20일 서씨를 통해 불상자에게 필로폰 8㎏을 판매하려고 했으나, 미수에 그친 것으로도 조사됐다.
서씨는 대만 공급총책과 공모해 9월16일 필로폰 2㎏을 이씨와 나씨에게 1억원에 매도하고, 10월19일 필로폰 8㎏을 이씨와 나씨에게 1㎏당 4600만원을 받기로 하고 매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이씨는 10월19일 웨씨로부터 건네받은 필로폰 629g을 보관하다 검찰에 적발됐다. 검찰은 이씨 등이 매수한 필로폰 총 8629g을 압수했다. 압수된 필로폰은 시가 약 288억원 상당이며, 약 29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에 해당한다.
통상 마약 거래는 은밀한 장소에서 이뤄지지만, 이 사건에서는 오히려 사람의 왕래가 매우 잦은 서울 지하철 2호선 역삼역 인근을 접선 장소로 활용했다. 또 대만 공급총책은 황씨, 서씨에게 각자 소지한 1000원권 지폐에 있는 일련번호 사진을 찍어 보내라고 한 후 그 사진을 거래 상대방에게 보내 해당 일련번호가 찍힌 지폐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거래를 하게 하는 등 신분을 은폐한 점조직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과거에도 일본 폭력단, 중국 삼합회 등 외국 폭력조직이 국내에 필로폰을 밀수나 유통하려다 적발된 사례가 있었으나, 대만 폭력조직원이 일본 야쿠자에게 직접 마약을 판매하다 적발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만에 있는 총책, 왕씨에 대해 대만 대표부에 정보를 제공해 현재 대만 수사당국에서 수사 중이고, 홍콩인 웨씨에 대해서도 국제 사법공조를 통해 추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필로폰 밀수 수단으로 사용된 서랍장과 나무팔레트. 사진/서울중앙지검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