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변압기와 차단기 등을 생산·납품하는 전력기자재 업계가 설상가상에 처했다.
우선 대기업들이 대규모 설비투자를 꺼리면서 내년 여건이 어려워졌다. 현대중공업과 효성, LS산전 등 업계 '빅3'는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변압기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입찰 담합을 벌인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미국은 한국산 변압기에 관세폭탄 부과를 검토 중이다.
때문에 내년도 사업계획에 한창인 업계의 한숨은 크기만 하다. 한 관계자는 19일 "내년도 납품 물량이 올해보다 최소 30% 감소할 것이란 게 업계 분위기"라며 "민수시장은 내수침체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설비투자가 둔화된 것이 확연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3사는 또 입찰 담합 의혹에 연루돼 당국 조사도 받고 있다. 현재 공정위와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들이 2010~2015년 한전 발전자회사와 한수원 등에 변압기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낙찰될 업체와 가격 등을 사전 합의하거나 수의계약을 유도하려고 입찰을 고의 유찰한 혐의를 조사 중이다. 사법처리로 방침이 굳어지면, 한전과 한수원 등은 내규에 따라 3사에 입찰제한 등을 취하게 된다. 한수원 측은 "담합 관여자에 대한 제재와 그 기간, 주도자에 대한 가중처벌 등은 모두 규정에 있다"며 "제재 여부와 수위는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도 초미의 관심사다. 미국 상무부 국제무역관리청(ITA)은 이르면 내년 초 한국산 초고압변압기에 대해 4차 연례 재심을 최종 판정한다. ITA는 지난 8월 예비판정에서 국내 초고압변압기 4사(현대중공업·효성·LS산전·일진전기)에 60.81%의 관세율을 매겼다. 2010년부터 한국이 미국 발전시장 내 대형변압기 수입의 38%를 차지, 경쟁을 저해한다고 판단했다.
한편 빅3에서 변압기와 차단기 등 전력기자재 매출은 각 사업부문 실적의 절반에 이른다. 지난해 효성중공업PG가 거둔 2조5574억원의 매출 중 60%를 전력PU가 책임졌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 전자전기시스템 매출(2조1438억원) 중 절반이 전력기자재 매출로 추정된다. LS산전의 전력기자재 매출은 1조160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0% 정도다. 3사는 154㎸급 이상 초고압변압기, 765㎸급 극초고압변압기를 중심으로 국내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