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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금투협회장 선거, 관치로 전락하나
입력 : 2017-12-06 오후 3:24:21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의 연임 포기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금융투자업계의 자율투표 방식인 협회장 선출이 자칫 관치선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황 회장이 연임 불출마를 선언한 지난 4일 송년 간담회에서 그는 스스로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 외교상 기피 인물)'에 빗대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한다. 최 위원장이 지난달 29일 "대기업 그룹에 속한 회원사 출신이 후원이나 도움을 받아 회장에 선임된 경우가 많았다. 또 (그런 인사가) 나타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발언이 그것이다. 삼성투자신탁운용, 삼성증권 사장을 맡았고 우리은행장, KB금융지주 회장도 역임한 이력이 있는 황 회장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2015년 협회장에 당선된 뒤 초대형 IB,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등 증권사 현안을 대변하면서 황 회장은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 상황이었다.
 
황 회장은 연임 불출마 결심에 대해 자신과 가족, 회원사 생각까지 두루 고려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하면서도 '시대적 분위기' 역시 충분히 고려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현재 정부를 꾸리고 운영하는 분들과 (나의) 가치관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직접 언급한 '페르소나 논 그라타'라는 발언은 딱히 무슨 죄를 지은 것은 아니지만 이 시대에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느낌을 받았다는 심경을 토로한 셈이다.
 
증권사 56곳, 자산운용사 169곳, 선물사 5곳, 부동산신탁사 11곳 등의 회원사를 둔 금융투자협회는 공모를 거쳐 회원사의 자율투표로 협회장을 결정한다. 다른 금융권 협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회원사의 자율성이 높은 것으로 인정받아 왔다. 시장의 자율로 정해지는 인선에 금융당국 수장의 발언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결코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현재 자본시장에는 초대형 IB 4곳의 단기금융업 추가 인가와 코스닥 활성화를 포함한 모험자본시장 발전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시장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완화는 정부 정책의 도움 없이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초대형 IB를 출범시키고도 기업신용공여 한도를 200%로 늘리는 방안이 통과되기까지 과정이 험난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때 아닌 관치선거의 그림자를 접한 시장은 그간 업계에서 주문한 정책 건의가 자칫 무력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자본시장 현안을 대변하는 금융투자협회장 인사가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둘려서는 안될 일이다.
 
김보선 증권부 기자
 
김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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