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전자증권시대의 도래로 유체물에 의해 제약받던, 권리의 발생·유통·행사의 시간적·공간적 한계가 완전히 사라질 것입니다.”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28일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예탁결제원 주최로 열린 ‘전자증권제도 도입효과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자증권제도가 자본시장의 하부 구조를 선진화하는 중요한 계기라고 설명했다.
전자증권제도는 실물 증권없이 권리가 전자적 등록을 통해 발행·유통·관리 및 행사되는 제도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독일, 오스트리아, 한국을 제외한 32개국에서 이미 도입됐다. 국내는 지난 2016년 3월22일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 공포 이후 오는 2019년 9월16일 전자증권시대 개막을 목표로 하위 법규제·개정 및 전자증권시스템 구축을 위해 준비 중에 있다. 전자증권법의 시행은 실물 증권 기반의 국내 자본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예탁결제원은 전자증권제도에 대한 시장의 이해와 공감을 높여 안정적 제도 도입과 정착을 돕기 위해 이번 세미나 개최를 진행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전자증권법 제정현황 및 향후 발전 방향’, ‘제도 도입에 따른 사회·경제적 기대효과’, ‘전자증권시스템 구축 사업 소개’ 등 총 3개의 주제로 주제발표와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이병래 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전자증권제도의 사회·경제적 기대 효과가 실물증권의 발행·유통비용 절감수준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전자증권제도는 발행회사에게 자금 조달 기간 단축으로 한층 고도화된 경영·재무전략 수립을, 금융투자업자에게는 새로운 금융상품 개발을 통해 보다 많은 사업 기회를, 투자자에게는 신속·정확한 증권발행을 통한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와 투자의욕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전자증권제도 도입과 사회·경제적 기대 효과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예탁결제원
이어 박정훈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축사를 통해 “전자증권제도는 비용 절감과 위험요소 제거에 그치지 않는다. 조세회피와 자금세탁 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고, 자본시장의 새로운 금융투자 상품으로 이어져 다양한 자금조달 수준을 제공할 것”이라며 “우리 자본시장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첫 번째로 발표에 나선 노혁준 서울대학교 교수는 전자증권법 제도 전반에 대해 소개한 후 향후 전자등록계좌부의 주주 명부 역할 가능성, 당분간 병행 예정인 전자등록제도와 예탁제도가 향후 전자등록제도로 일원화될 필요성 등 제도의 발전방향을 제시했다.
이어 장혜윤 삼일회계법인 이사는 전자증권제도의 도입에 따른 사회·경제적 기대효과 연구용역 결과, 직접적 경제가치는 5년간 연평균 1809억원, 누적 9045억원으로 산출됐다고 발표했다. 간접적 경제가치는 5년간 연평균 2788억원, 누적 1조3940억원으로 산출됐으며, 사회적 파급효과로 창출되는 경제가치는 5년간 연평균 4678억원, 누적 2조3391억원이라고 전망했다.
장혜윤 이사는 “발행회사·금융투자업자 및 투자자 등이 증권 발행의 간소화, 권리행사 기간 단축 등으로 업무 효율성이 크게 증진될 것”이라며 “종합적으로 전자증권제도 도입 이후 5년간 발생하는 경제적 가치는 직·간접 효과와 사회적 파급효과를 모두 고려해 총 4조6376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발표에 나선 김정미 예탁결제원 전자증권추진본부장은 전자증권 시스템 구축사업에 대해 소개했다. 작년 8월 전자증권추진조직 구성 이후 금년 8월 업무프로세스 재설계(BRP)와 전보화전략계획(ISP) 수립을 완료했으며, 이달부터 ‘부서급’ 전자증권추진 조직을 ‘본부급’으로 확대·개편해 내년 1월초까지 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업자(SI) 선정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미 본부장은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시스템 개발에 돌입해 연말까지 구축을 마칠 예정”이라며 “2019년 1~8월 대내·외 테스트를 거쳐, 9월16일 전자증권시스템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예탁결제원 28일 '전자증권제도 도입 효과'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정책당국, 학계, 업계 및 관계기관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한국예탁결제원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