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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IB 닻 올랐다…'반쪽' 출범 논란은 여전
한국투자증권 '단기금융업' 스타트…NH·KB·미래대우, 금감원 심사후 인가
입력 : 2017-11-13 오후 4:59:00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대형 증권사 5곳이 13일 초대형 투자은행(IB)에 선정되면서 '한국판 골드만삭스' 시대가 막을 올리게 됐다. 작년 8월 금융위원회가 초대형 IB 육성책을 내놓은 지 1년3개월 만이다. 하지만 핵심업무인 단기금융업이 한국투자증권에 우선 허용되면서 '반쪽' 짜리 출범이라는 우려를 안았고, 은행권의 막판 견제도 만만치 않아 당분간 잡음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13이 제19차 금융위원회를 개최해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KB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5개 증권사에 대한 초대형 IB 지정과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단기금융업 인가를 의결했다. 사진/뉴시스
 
13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어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의 초대형 IB 지정안을 승인하고 한국투자증권의 단기금융업을 인가했다. 이로써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어음을 조달할 수 있는 단기금융업 시장은 한국투자증권이 선점할 수 있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4개사는 초대형 IB 지정으로 인해 기업에 대한 환전 업무를 할 수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초대형 IB에는 지정됐지만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단기금융업 심사가 보류된 상태며, 나머지 3곳은 금감원의 심사를 받고 있다.
 
박민우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단기금융업 인가는 금감원 심사가 완료된 한국투자증권에 대해서만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금융위에 상정됐다"며 "심사가 완료되지 않은 나머지 회사들은 심사 완료 후 증선위와 금융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단기금융업은 초대형 IB의 핵심으로 꼽힌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IB에게 원리금이 보장되는 1년 만기 이하 어음을 자기자본의 2배까지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렇게 조달한 돈을 기업에 대출하도록 허용되기 때문이다. 증권사는 은행과 달리 고객 예탁금을 운용할 수 없어 환매조건부채권(RP)이나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상품을 판매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발행어음이 허용되면 적은 비용으로 운용제약 없이 돈을 조달할 수 있게 돼 증권사에게 훨씬 매력적이다. 자기자본 8조원이 넘으면 고객 예탁금을 통합해 운용하고 수익을 고객들에게 지급하는 종합투자계좌(IMA)도 운용할 수 있다.
 
이런 혜택을 위해 그간 증권사들은 유상증자와 합병으로 자본 규모를 늘려왔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사업에서 선점효과를 누리게 되면서 나머지 증권사들은 우려를 안게 됐다. 상반기 기준 5개 증권사의 자기자본은 미래에셋대우 7조1498억원, NH투자증권 4조6924억원, 한국투자증권 4조3449억원, 삼성증권 4조2232억원, KB증권 4조2162억원이다. 
 
기업신용공여 한도를 2배로 확대하는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중인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현재 신용공여 한도는 기업과 개인 합산 자기자본의 100%까지만 허용되고 있지만, 개정안은 개인과 별도로 기업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의 100%까지 허용한다. 기업신용공여 한도가 그대로라면 발행어음으로 자금을 조달하고도 정작 기업들에게 사용할 여력이 줄어들어 금투업계는 법률개정이 꼭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은행권의 반발도 있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9일 초대형 IB의 발행어음 인가 추진이 부적절하다는 입장문을 내놓았다. 은행연합회는 "발행어음은 원리금을 보장하고 만기가 1년 이내로 짧아 초대형 IB 도입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초대형 IB들이 발행어음 업무를 하게 되면 단기대출업무에 치중하고, 은행의 기업대출 영역을 침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투업계는 타깃 고객이 다르다며 선을 분명히 그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지난달 '증권산업 발전방안'을 발표하면서 "5곳의 초대형 IB가 기업에 지원하는 금액은 5조~6조원 수준으로 5대 은행의 기업금융 자금 600조원에 비하면 1% 수준밖에 안된다"며 "무엇보다 신용도가 높은 우량 기업은 증권사에서 돈을 조달하지 않으며, 은행에서 돈을 못빌리고 담보도 확보하지 못한 회사가 증권사의 주요 고객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민우 자본시장과장은 "생산적 금융은 특정 금융업권의 일이 아니라 금융산업 전반의 역할"이라며 "기업이 성장단계별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확충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대형 IB로 기업금융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게 금융위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초대형 IB를 정부의 혁신성장을 위한 핵심 플레이어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초대형 IB 업무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의 절반은 기업금융에 투자하도록 의무화해 수십조원의 자금이 기업금융에 투자되면 모험자본시장이 활성화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김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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