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물로 나왔던 하이투자증권이 DGB금융그룹을 새 주인으로 찾게 됐다. 이에 따라 하이투자증권은 9년만에 현대중공업에서 DGB금융그룹 품으로 들어간다.
DGB금융그룹은 8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DGB금융그룹은 하이투자증권의 최대주주인 현대미포조선과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인수는 하이투자증권 지분 85.32%를 비롯해 하이자산운용, 현대선물이 포함되며, 인수가격은 약 4500억원으로 알려졌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1989년 제일투자신탁으로 설립돼 1997년 최대주주가 부산상공회의소에서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으로 바뀌었고, 같은해 12월 제일제당으로 변경됐다. 이후 제일투자신탁증권, 제일투자증권, CJ투자증권으로 개칭했다. 이후 2008년 현대중공업이 CJ그룹으로부터 약 7500억원에 인수해 하이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하지만 조선업 불황이 깊어지전 작년 6월 현대중공업은 3조5000억원 규모의 경영개선 계획과 함께 비핵심자산인 하이투자증권을 매각키로 결정했다.
이후 두 차례의 매각협상이 있었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LIG투자증권과는 가격차를 좁히지 못했고, 지난 8월에는 유력한 후보 우리은행이 인수 포기를 선언하면서 절차가 무산됐다.
또 다른 인수 대상자로 꼽혀왔던 DGB금융그룹은 박인규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 일면서 인수가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지난 1일 협상 진행 사실을 밝히면서 의지를 공고히 했다.
현대중공업 그룹과 DGB금융그룹의 SPA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미포조선은 9일 이사회를 열어 관련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DGB금융그룹 역시 비자금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인수를 마무리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비자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금융위원회의 제재가 예상되며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이어져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이번 비자금 조성 의혹이 대구은행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DGB금융지주까지 확대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홍콩자산운용사 HKAM(HongKong Asset Management Ltd.)의 인수 경쟁 참여는 무산됐다.
HKAM은 지난 1일 하이투자증권의 매각주관사인 EY한영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국내 시장진출을 위해 국내 자산운용사 및 증권사에 대한 인수를 고려한 결과, 하이투자증권이 하이자산운용에 대한 지분을 포함하고 있어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LOI 제출 후 실사 및 인수계획서 제출 등 신속하게 절차를 밟겠다고 말하며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보였다.
하지만 이미 매각가 협상까지 이뤄진 단계였기 때문에 인수전의 양상을 바꾸지는 못했다. EY한영 관계자는 “최종 사인까지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협상 대상자로 DGB금융지주가 선정됐고, 협상도 마무리 단계”라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이 9년만에 DGB금융그룹의 품에 들어가게 됐다. 사진/하이투자증권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