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홍콩 자산운용사 HKAM(HongKong Asset Management Ltd)이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선언함에 따라 하이투자증권의 운명이 새로운 변수를 맞게 됐다. DGB금융지주와 HKAM의 경쟁구도로 바뀜에 따라 하이자산운용 인수전은 한층 열기를 띌 가능성이 높아졌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KAM은 지난 1일 하이투자증권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HKAM은 하이투자증권의 실사, 인수계획서 제출 등의 협상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HKAM은 홍콩에 기반을 두고 있는 자산운용사다. 지난 1992년설립됐으며, 킨골드그룹의 중국계 호주 차우 착 윙 회장의 금융지주 회사다. 킨골드그룹은 호주를 비롯해 아시아, 유럽지역에서 금융, 교육, 언론, 리조트,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있다.
HKAM이 하이투자증권 인수전에 참여한 이유는 국내 시장진출이다. 해외교포 출신인 케인 양 HKAM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8월부터 국내 시장진출을 위해 국내 자산운용사 및 증권사에 대한 인수를 고려했고, 이를 위해 하이투자증권의 인수에 뛰어들었음을 밝혔다.
관계자는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해 자산운용사에 대한 인수를 물색 중이었는데,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하이자산운용도 함께 진행할 수 있다보니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HKAM은 하이투자증권이 국내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하이투자증권 인수전이 DGB금융지주와 HKAM의 2파전 양상이 됐다. 앞서 DGB금융지주가 하이투자증권에 대한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히며 인수 의지를 공식화했다. 이미 DGB금융지주는 매각 주간사인 EY한영과 함께 실사 등을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미 지주사 체제가 전환돼 하이투자증권 매각이 필수적인 상황이고, DGB금융지주는 비자금 수사로 인해 빠른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HKAM이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밝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특히 과거 하이투자증권이 매각협상에서 결실을 맺지 못했던 이유가 가격차였다. 현재 DGB금융지주가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금액이 약 4500억원으로 알려졌으나, 이는 현대중공업이 CJ그룹으로부터 인수한 금액 7500억원에 비하며 적은 규모다.
또 DGB금융지주는 협상 과정에서 인수 후 자회사인 하이자산운용, 현대선물을 매각할 수 있는 조건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HKAM은 자산운용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 DGB금융지주보다 높은 인수가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HKAM의 인수가가 DGB금융지주보다 높을 경우, 하이투자증권 인수전은 다른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
홍콩 자산운용사 HKAM은 지난 1일 하이투자증권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사진/하이투자증권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