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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밟힌 학습권, 대책 없나)②집값 챙기겠다고 장애아동 학습권 뺏는 이웃집 학부모들
인접지역 4.34%, 비인접지역 4.29% 상승…“주민들이 반대” 책임 떠미는 지자체도 문제
입력 : 2017-11-0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특수교육 대상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1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 특수교육 대상자는 8만9353명. 이는 2007년 6만5940명 대비 2만3413명(35.5%)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신설된 특수학교는 29곳(20%)에 불과하다. 그 때문에 전체 특수교육 대상자 중 2만5000여명만이 특수학교에 다닐 수 있는 기회 아닌 기회를 얻는다. 이마저도 원거리 통학을 각오해야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특수학교 설립 과정은 매번 험난하다. 서울은 지난 2002년 이후 15년간 신설된 특수학교가 전무하다. 다른 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강원·대전·전북·충남·제주 등 5개 지역도 최근 5년간 특수학교가 단 한 곳도 신설되지 못했다.
 
근거 없는 ‘특수학교=기피시설’
 
특수학교 설립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대다. 이미 특수학교를 쓰레기매립장이나 화장시설 같은 기피시설로 규정한다. 일부 주민들은 우리 지역만 아니면 된다는 님비(NIMBY·지역이기주의)현상을 보이기까지 한다. 특히, 특수학교를 반대하는 이들의 대표적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집값 하락이다. 하지만 객관적인 데이터가 증명하듯 이런 주장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 
 
교육부가 부산대 교육발전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4월 발표한‘특수학교 설립의 발전적인 방향 모색을 위한정책연구’에 따르면, 특수학교가 주변 집값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대는 전국 167개 특수학교를 대상으로 1km 이내 인접 지역과 2km 이내 비인접 지역의 표준지가·단독주택가격·공동주택가격 등 10개 지표에 대한 영향력을 분석했는데, 오히려 특수학교 인접지역의 땅값이나 아파트값이 더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특수학교 인접지역 땅값 더 올라
 
지난 2006~2016년 특수학교 인접지역 땅값이 평균 4.34% 오르는 동안 비인접지역은 4.29% 상승했고, 아파트값도 같은 기간 인접지역이 5.46% 올라 비인접지역의 아파트값 상승률인 5.35%를 앞질렀다. 교육부 관계자는 “특수학교가 지역지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것이라는 생각은 근거 없는 편견”이라고 설명했다. 특수학교 설립의 최우선 과제는 부지확보다. 
 
대부분이 통폐합·이전학교 부지나 미개설 학교용지, 국공유지를 활용한다. 공교롭게도 현재 진행 중인 서울 강서구의 서진학교(구공진초 부지)나 서초구의 나래학교(구 언남초 부지), 강원도 동해특수학교(구 남호초 부지) 모두 이전학교 부지에 들어선다. 
 
정작 장애아동 학부모들은 부지선정보다 착공이 문제라고 말한다. 김남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대표는 “설계공모나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 통과는 큰 의미가 없다”며 “우리로써는 착공자체를 해야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몇 년 전 서울 용산구에 들어선 국립맹학교를 예로 들었다. 김 대표는 “당시에도 학부모들이 포크레인에 올라타서 학교안까지 들어갔다”며 “장애아동 학부모들은 설립부지에 포크레인이 진입할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필수가 되버린 주민공청회
 
일반학교와 특수학교 설립시 눈에 띄는 차이점 중 하나는 주민공청회다. 특수학교 설립에 앞서 진행되는 주민공청회나 설명회는 법적인 의무사항이 아니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행정기관은 ‘소통’을 내세우며 주민공청회를 열려고 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특수학교 설립은 워낙 주민들의 관심이 많고, 반대도 심하다”며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차원에서 설명회나 토론회를 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번번히 주민 반대에 가로막힌다. 지난달 24일 강원교육청은 특수학교 설립 예정지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3차 설명회를 개최했지만 일부 주민들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혀 결국 무산됐다. 지난 5월 무산된 2차 설명회에 이어 두 번째다. 이를 두고 심상화 동해시 장애인단체 연합회장은 “장애인들이 다니는 특수학교 설립을 두고 토론회를 거쳐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우창윤(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 전국장애인위원회 위원장과 장애인부모연대 관계자들이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관련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조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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