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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한 부적격 눈감고 '대유' 선정…예보 당시 사장은 지만씨 고교동기
대유, '박근혜 대망론' 직후부터 급성장…대유에이텍 10년간 매출 10배 급증
입력 : 2017-10-30 오후 5:41:01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대유가 지난 2012년 추진했던 서울신용평가 인수전 때 예금보험공사가 명백한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대유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도 대주주 적격성 논란 끝에 인수를 포기했다. 그런데 당초 예보가 대유의 적격성 문제를 인지했음에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
 
대유의 박영우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첫째 부인 김호남씨 사이에서 태어난 장녀 재옥씨는 한병기 전 의원과 결혼했고, 이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유진씨의 남편이 박 회장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김호남씨와 이혼한 후 육영수씨와 결혼했고, 1남2녀를 낳는다. 이중 장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지난 2012년 5월29일 예보는 서울신용평가 지분 60.4% 매각을 공고한다. 그리고 7월20일 대유에이텍 등 3곳이 제출한 인수제안서를 검토, 8월2일 대유에이텍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다. 그런데 앞서 2010년 대유는 스마트저축은행을 인수, 2012년 당시 저축은행 지분을 약 80% 보유(대유에이텍 31.39%)하고 있었다.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융사를 가진 회사는 신용평가사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이른바 금산분리 규정으로, 예보는 이를 무시하고 대유에이텍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다. 곧바로 자격 논란이 제기됐고, 대유에이텍은 8월3일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한다. 당시 언론에서는 대유에이텍 측의 입장을 인용 "법률 검토 결과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으나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인수를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30일 취재팀이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결과, 예보는 2012년 7월26일 법무법인 KCL에 인수제안자에 대한 법률 자문을 받고 대유의 적격성 문제를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KCL은 예보에 "대유에이텍은 스마트저축은행과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으로, 금융위원회는 대유에이텍이 서울신용평가의 주식 10% 이상 취득을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회신했다.
 
이에 예보는 "대유에이텍에서 제출한 법률의견서를 믿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며, KCL이 자문한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표현은 '절대 안 된다'는 표현이 아니어서 문제 소지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예보 스스로 구한 법률 자문보다 인수제안자의 법률의견서를 더 신뢰한 점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대유와 예보의 인맥을 따라가면 의혹은 한층 짙어진다. 당시 예보 사장인 김주현씨는 박 전 대통령의 동생인 지만씨와 중앙고 68회 동창으로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대유는 자동차 시트업체인 대유에이텍, 자동차 부품업체 대유에이피와 스마트저축은행 등을 종속회사 둔 대유플러스를 핵심 계열사로 한다. 두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조4554억원(연결기준)으로 그룹 매출의 절반 이상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여기에 2010년 동강레저 설립과 스마트저축은행 인수 등으로 사업영역을 레저·금융 분야로 넓혔다. 2013년에 김치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위니아만도를 품에 안은 데 이어 최근에는 동부대우전자 인수도 추진, 종합 가전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그룹의 양대 축인 대유에이텍과 대유플러스는 최근 수년간 가파르게 성장했다. 연결기준으로 매출을 보면으로 대유에이텍은 2004년 1022억원에서 2016년 1조213억원으로 10년새 10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대유플러스도 654억원에서 4341억원으로 6.6배 뛰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도 대유에이텍과 대유플러스 모두 2004년에는 적자였으나 2016년 각각 216억원, 104억원의 흑자를 내는 기업으로 변모했다. 대유 측은 구조조정과 자동차 업황 호조에 따라 실적이 개선됐다고 주장하지만 같은 기간 자산규모가 더 큰 현대모비스의 매출액은 5.9배, 현대위아는 4.1배 오르는 데 그쳐 대유의 성장세는 확연하다. 대유에이텍 시트는 2013년부터 기아차 광주공장 생산 차량에 100% 독점 공급 중이며, 자동차 알루미늄 휠은 현대·기아차, 한국GM 등에 납품하고 있다.
 
일각에서 박영우 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관계를 들어 대유의 성장에 '대통령 후광'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 것도 이런 이유다. 대유 측은 두 사람 사이에는 교류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박 회장 내외가 2004년~2011년 국회의원 시절의 박 전 대통령을 꾸준히 후원했다는 점에서 교류가 전혀 없지 않았으리라는 게 정·재계의 분석이다.
 
대유는 기존 자동차 부품 사업에서 고공행진을 펼치는 동시에 박 대통령 취임을 전후해서는 크고 작은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사세를 키웠다. 잡음도 끊이질 않았다. 2010년 6월 인수한 창업상호저축은행(현 스마트저축은행) 인수도 불법 인수 의혹이 제기됐다. 2012년 7월 송호창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대유신소재(현 대유에이피)가 솔로몬저축은행에서 50억원을 빌려 저축은행을 인수했으며, 부품업체 본연의 업종과는 전혀 성격이 다른 업종에 투자했다며 자금의 출처와 성격 등을 문제 삼았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 의혹만 남겼다.
 
박 회장은 주가 차익 문제로 법정에 서기도 했다. 18대 대선을 전후해 박 회장 일가의 내력이 시장에 알려지자 대유그룹 관련주는 '박근혜 테마주'에 편입,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했다. 박 회장 일가는 2011년 9월부터 1000원대인 대유신소재 주식을 계속 매입, 2012년 2월 중순부터 보유주식 266만4070주를 주당 3585원에 매각하고 95억5000만원을 현금화했다. 시장에서는 대주주가 시세 차익을 노리고 주식을 대량 매도해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웠다는 비난이 빗발쳤다. 이에 2013년 10월 서울중앙지검은 박 회장을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 재판에 넘겼다. 당시 서울중앙지법은 박 회장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며, 2015년 2월 항소심 판결도 원심과 같았다.
 
사진/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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