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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먼 김영란법)①청탁금지법 시행 1년 '절반의 성공'
국민 10명 중 9명 "효과 긍정적"…'모호성'은 여전히 숙제
입력 : 2017-09-2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기철·김광연 기자]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은 우리 사회 뿌리 깊은 부정부패를 사전에 근절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산물로 탄생했다. 제대로 된 '선진국'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회에 만연한 '부패'라는 사슬을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이런 시대 흐름에 맞춰 김영란법은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할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입법 초기부터 많은 반발을 샀고 사회 각계 계층에서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 고된 진통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법이 통과됐지만, 시행 이후에도 여러 문제점이 거론되며 더욱더 현실에 맞는 법 개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행 1주년을 앞둔 청탁금지법이 가진 문제점을 점검하고, 구체적인 위반 사례를 살펴보며, 이에 대한 개선 방향에 대해 알아본다.(편집자주)
 
추석을 열흘 정도 앞두고 명절 인사차 만난 한 검찰 간부는 ‘김영란법’(청탁금지법)과 관련해 “술자리 문화는 확실히 바꿔 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 간부들은 주로 기자들과 저녁식사와 함께 술자리를 갖는데, 둘 다 김영란법 적용대상이니 아예 안 만나는 것이 서로에게 좋고, 만나더라도 점심식사로 대신하거나 부득이 저녁에 만날 때에도 과거와 같이 폭탄주를 돌리는 경우는 없다고 했다. 이 간부는 “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는 말실수를 할까 항상 걱정인데 주로 밥값을 내는 입장에서 식사비가 1000~2000원 오버되는 것 까지 신경 쓰는 것이 너무 피곤하다보니 아예 자리를 만들지 않는다. 기자들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미완의 법’이라 불리며 태생 과정부터 문제가 됐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또는 '김영란법')이 오는 28일 시행 1주년을 맞는다.
 
국회에서 ‘우선 통과시켜놓고 보자’는 식으로 시행됐지만, 법의 구체적인 적용 과정에서 법원의 해석 등을 통해 미흡한 점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앞의 검찰간부 말 처럼 법 시행 체계가 상당부분 안정된 것으로 보인다. 일반 예방적 효과도 있어. 시행 1년 동안 국민들은 ‘김영란법 효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공백과 부작용은 여전하다.
 
한국사회학회가 지난 20일 발표한 '청탁금지법 1년과 한국사회-투명성, 공정성, 신뢰성에 미친 효과'에 따르면 지난달 2차 조사에 참여한 1202명 중 89.4%가 청탁금지법의 시행 효과가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청탁금지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이유를 묻자 '법령 기준이 모호해서'라는 응답이 37.5%로 가장 높았고 '처벌이 광범위하게 이뤄지지 않아서'란 응답이 35.2%로 뒤를 이었다. 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국민은 청탁금지법의 취지 전반에 대한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동시에 모호한 처벌 및 법령 기준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이 문제로 지적한 ‘기준의 모호성’과 관련해, 부정청탁과 금품수수 금지라는 두 가지 틀을 이루는 청탁금지법은 시행 초기부터 국민 소비 경제를 위축할 소지가 있고 법 적용대상이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지사항이 너무 많고 예외사항이 불확실하다는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입법 초기부터 많은 반발을 샀고 제정 후에는 대한변호사협회, 한국기자협회 등이 직업수행의 자유 침해 등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쟁점들에 대해 모두 합헌으로 결정했다.
 
일찌감치 헌재까지 나서서 청탁금지법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한 셈이 됐지만, 문제점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앞의 설문조사에서 국민이 법령 기준의 모호성과 처벌기준 문제를 청탁금지법의 공백으로 지적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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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김광연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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