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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들의 반란)④애플서 쫓겨났던 잡스…주주 손해 보상한 BoA·센던트
오너·경영진 문책한 해외의 주주운동…경영실패·회계부정 응징사례 많아
입력 : 2017-09-07 오전 8:00:30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주주가 오너를 비롯한 경영주의 결정으로 손해가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소송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주주들의 손해가 확연한 경우 거액의 보상금을 받거나 경영권을 박탈하는 사례도 많다.
 
경영 실패로 인한 경영권 박탈의 대표적인 사례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다. 그는 1976년 애플컴퓨터를 설립한 이후 2년여 만에 포춘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신제품인 매킨토시의 판매부진과 이사회(주주)와의 갈등으로 1985년 경영권에서 물러났다.
 
이후 픽사를 인수한 그는 '토이스토리(Toy Story)'를 제작하는 등 성공적인 경영자로 이름을 날렸다. 이에 여전히 경영악화를 겪던 애플은 지난 1997년 잡스에게 경영권을 부탁했다. 창업자의 경영권을 빼앗은 것도 되돌려 준 것도 모두 주주였다.
 
경영권을 되찾은 잡스는 아이맥, 아이팟, 아이북, 아이폰, 아이패드 등 IT 업계에 길이 남을 혁신적이고 아름다우면서 이용자를 세심하게 고려한 제품을 계속 선보이며 세계 IT시장을 선도하는 회사로 만들었다.
 
인수·합병(M&A) 등으로 주주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 소액주주들은 적절한 보상을 받기도 했다. 미국의 최대 소매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Bank of America)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자산관리 전문회사인 메릴린치를 500억달러(보통주 440억 달러, 옵션 60억달러)에 인수했다.
 
하지만 당시 메릴린치는 150억달러가 넘는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기존 경영진들에게 58억달러에 달하는 보너스를 지급했다. BoA 주가는 30달러 후반대에서 4달러대로 급락했다. 이에 BoA 주주들은 메릴린치의 적자와 보너스 규모가 인수 승인 전 투자자들에게 공지됐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BoA는 주주들에게 24억3000만달러(약 2조7022억원)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분식회계로 수익을 부풀린 여행업체 센던트도 주주들에게 거액의 합의금을 지불했다. 지난 1997년 HFS와 CUC 인터내셔널이 합병해 출범한 센던트는 다음해 4월 CUC 인터내셔널측이 수익을 부풀리기 위해 회계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되면서 주주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했다.
 
캘리포니아 공공근로자 은퇴시스템과 뉴욕주 일반은퇴 펀드 등이 중심이 된 센던트의 주주들은 회사측이 허위 회계를 발표했을 뿐만 아니라 전직 회사임원들이 회계부정 발표 직전에 주식을 매각하도록 허용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센던트는 이들 주주에게 합의금으로 28억3000만달러(약 3조1700억원)를 지불했다.
 
 
기업 CEO 출신인 한 교수는 "주주들의 감시와 견제가 없었다면 잡스가 이후 지금과 같은 애플의 성장을 이끌 수 없었을 것"이라며 "주주들의 건전한 조언을 받아들이고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사회적인 틀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김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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