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뉴스는 2017년 08월 21일 ( 15:32:35 ) 토마토프라임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수주절벽에 고전 중인 삼성엔지니어링이 200억원 규모 사모채를 추가 발행한 가운데 향후 차입금 부담 덜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엔지니어링 전문회사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16일 200억원 규모 사모채를 발행했다. 표면이율은 4.1%, 만기는 2년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신용등급은 BBB+(안정적)이다. 이번 회사채는 차입금상환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지난 5월 말 600억원 규모 사모채 발행에 이은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수년간 수주고갈에 따른 매출 저조에 과중한 차입금 부담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중동 프로젝트사업의 원가율 조정에 따른 영향으로 지난 2013년에는 6884억원, 2015년엔 1조3492억원 등의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5년 말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지만 2016년 유상증자로 약 1조3000억원을 조달해 자본잠식 상태는 일단 벗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엔지니어링의 총 부채는 4조5000억원, 차입금은 5795억원 수준이다. 지난 5월에는 차입금 상환을 목적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1388억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조달한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재무구조 개선에 사활을 쏟고 있지만 올 3월말 기준 부채비율이 427.4%를 기록하는 등 재무안정성은 여전히 저조하다. 동영호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원가율이 높은 중동지역 공사 상당수가 완공이 지연되고 있는 점, 수주잔액 규모가 예년 대비 감소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재무안정성이 현격히 개선될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엔지니어링 부문은 저유가 기조 확산 및 수주경쟁 격화에 따른 중동지역 수주 환경 악화 및 채산성 위주의 선별적인 수주전략 등으로 수주잔고가 축소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매출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수주잔액은 2012년 말 19조4000억원(미착공공사 포함)에서 2017년 3월 말 6조9000억원으로 줄었고, 매출 규모도 2012년 11조4000억원에서 2016년 7조원으로 감소했다.
2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6조9000억원으로 2분기 매출액 대비 5.1배 수준에 불과하다. 이 중 해외수주 잔고가 5조원이다. 2016년 이후 실적을 견인해온 그룹공사의 경우 매출 인식액보다 수주 물량이 작아 수주잔고가 축소된 상황이다. 수주잔고가 빠르게 줄고 있는 가운데 해외 수주계약과 착공시점이 더욱 중요해졌다. 부채비율 외에 수주잔고 확대 및 영업이익률 증가가 향후 삼성엔지니어링 재무개선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다만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최근 채산성이 양호한 그룹 공사물량 증가 추세 등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대규모 손실 발생 가능성은 높지 않은 편"이다. 해외 수주 모멘텀도 약하나마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영국 페트로팩(Petrofac)과 공동 입찰한 2조2000억원 규모의 오만 두쿰 정유시설 프로젝트 패키지2를 수주했다. 이 중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은 절반인 1조1260억달러 수준이다. 또 16일에는 태국 석유공기업 PTT 계열사의 프로젝트 2건, 총 5500억원 규모의 수주를 따냈다고 밝혔다. 이밖에 아랍에미리트(UAE) 중질유처리시설, 바레인 밥코 정유공장과 사우디기간산업공사(SABIC) EO/EG 프로젝트 입찰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엔지니어링 업황 악화로 고전 중인 삼성엔지니어링이 향후 수주절벽을 딛고 재무구조 안정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 2015년 완공한 사우디 아람코 발전 플랜트의 모습. 사진/삼성엔지니어링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