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정부가 '윤필용 사건' 피해자 유족들이 형사보상과 손해배상금을 모두 수령한 것은 부당하다며 반환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정부가 해당 주장 입증을 놓친 채 판결이 확정됐으므로 부당이득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임종효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단독 판사는 정부가 정모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는 민사사건 항소심 변론종결일보다 앞서 피고들에게 형사보상금을 지급했다. 관련 민사사건에서 항소심 변론 종결 전에 이를 변제 항변으로 주장·입증해 위자료 산정에 반영되도록 해야 했다"며 "주장·입증을 놓친 채로 관련 민사사건의 판결이 확정된 이상, 피고들이 그 확정판결에 기해 받은 판결금을 두고 부당이득을 운운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고 판결했다.
이어 "원고는 여러 국가기관 사이 업무를 분담하면서 의사연락도 어려워 피고들이 이를 악용해 형사보상금과 손해배상금을 이중으로 받았다고 주장하나, 예외를 두어야 할 법적 근거가 될 수 없다. 오히려 예외를 허용된다면 국가, 지방자치단체나 대기업과 같은 대규모 조직만 우대하는 결과가 돼 헌법에서 정한 평등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봤다.
또 "변론주의와 처분권 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우리 민사소송법 체계에서 피고들이 관련 민사사건의 소를 제기해 소송을 수행함에 있어서 원고에게 주장·입증책임이 있는 변제 항변을 기다리지 않은 채, 이를 먼저 자인하지 않았다고 해, 권리 실현이나 권리 보호를 빙자해 원고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군인이던 이모씨는 1973년 3월 이른바 '윤필용 사건'에 연루돼 유죄 판결을 받아 해임된 뒤 2004년 사망했다. 2012년 이씨 유가족은 이씨에 대해 재심을 청구해 무죄 판결을 받았고 2014년 국가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위자료를 포함한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 유가족들은 이 판결과 별도로 민사소송 소를 제기하기에 앞서 법원에 망인의 불법구금에 대한 형사보상금을 청구해 받았다. 이에 정부는 법리상 불법구금 사안 등에서 피해자가 형사보상을 받게 되면 그만큼 위자료를 받을 수 없다며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