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현직 여검사가 제주지검의 ‘영장회수 논란’에 대응하는 대검찰청의 미온적 태도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의정부지검 임은정 검사(사법연수원 30기)는 29일 자신의 SNS 게시판에 글을 올려 “(제주지검)A검사가 대검에 감찰을 요청한지가 6주가 넘었는데, 아직도 진실공방 운운의 뉴스가 나오는 것은 대검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임 검사는 “A검사가 황당한 일을 확인하고 관련 경위를 검찰 수사관, 법원 직원 등에게 내부 메신저의 대화, 진술 청취 녹음 등의 방법으로 모두 확인한 후 관련 대화를 저장, 캡처하고, 법원접수인에 엑스표가 그어진 영장 원본 사진, 차장 전결 날인이 되었다가 꼼꼼히 화이트로 지운 흔적이 선명한 영장 부본 사진 등을 준비하여 실명으로 감찰을 요청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진상을 밝힌다며 해명자료까지 낸 제주지검 수뇌부가 부인하지 못하고 있는 팩트를 조목조목 지목했다.
임 검사는 “차장 전결 결재 도장이 압수수색영장 부본에 날인되어 차장실에서 해당 기록이 사건과에 내려갔다가 법원에 정식 접수되었고, 차장이 홀연히 기록을 다시 찾았는데, 이미 영장이 법원에 접수되었음을 알고도 검찰 직원을 시켜 무리하게 영장을 빼오게 했다(정상적으로는 빼올 수 없자, 수사관이 기록이 미비되어 보강을 해야 한다, 영장을 보완하여 다시 접수할 예정이니 접수가 없던 걸로 해달라고 읍소)”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해, 상급자의 결재를 받지 않고 단독관청인 검사가 독단적으로 접수시켜도 유효한 압수수색영장에 법원접수인(법적으로 접수인은 그 자체로 공문서의 성격이 있음)까지 날인되어 있어 법적으로 판사의 영장 발부/기각 판단만을 받을 수 있는 영장이 홀연히 법원접수인에 엑스표가 그어지는 등 손상된 채 영장을 접수할 책임만 있는 법원 직원과 영장을 접수시킬 책임만 있는 검찰 직원간의 은밀한 야합으로 검찰청으로 되돌아 왔다”고 주장했다.
임 검사는 또 제주지검 수뇌부가 부정 못하는 팩트로 “차장이 영장 원본과 부본을 숨긴 채 기록만 수사검사실에 돌려주며 압수수색하지 말라고 하다가 A검사의 강력한 요청 등에 못 이겨 손상된 영장 원본과 부본을 돌려주었다는 것”을 언급하면서 “제주지검에서 구구하게 해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만, 영장 빼오기가 무리였다는 것은 부인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지검 수뇌부가)정상적인 절차를 취할 수 없어 무리할 수밖에 없었다면, 그 이유 역시 정상적이었을까....하는 의문은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검에서 실기해버린 그 '6주'가 총장님의 부재로 인한 부득이한 혼란이라고 이해하기엔, 그로 인해, 문제의 그 수뇌부의 관여로 처리되어 버린 사기사건 고소인의 사법정의와 검찰에 대한 불신, 그 수뇌부 휘하에서 정신적인 압박을 받았을 A검사의 고통 등 대가가 너무 큰 듯하다”면서 “이제 새로이 문무일호가 출항하는 이때에, 대검이 A검사의 요청에 대한 대답을 더 늦추지 않으리라는 기대는 검사로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 당연한 것이겠지요. 아무쪼록, 본건 감찰이 지휘권의 일탈, 남용의 유혹에 쉬 흔들리는 간부들에게 강력한 경고가 되어 부조리한 검찰 문화를 일소하는 단초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제주지검 A검사는 지난달 자신이 법원에 제출한 압수수색영장 청구서를 수뇌부가 말 없이 회수하자 의혹을 제기하며 대검에 감찰을 요청했다. 그러나 대검 감찰본부는 사건을 검토한 뒤 제주지검 직속 상급청인 광주고검에서 감찰하도록 지시했다.
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게시판 캡쳐.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